[AJU★종합] 소지섭x박신혜의 비우는 삶, ‘숲속의 작은 집’에는 어떤 행복이 살고 있을까

2018-04-05 00:00

'숲속의 작은 집' 소지섭-박신혜 [사진=CJ E&M 제공]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은게 목표다. 단순하고 느리지만 그래서 더 행복한 ‘숲속의 작은 집’에서 보내는 화려한 배우들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대리만족 시킬 수 있을까. 나영석 PD도 시청률을 포기한 ‘숲속의 작은 집’이 베일을 벗는다.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tvN 새 예능 ‘숲속의 작은 집’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나영석 PD와, 양정우 PD, 배우 소지섭, 박신혜 등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숲속의 작은 집’은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는 설명에 걸맞게 숲속에 고립된 채 생활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 출연진으로 결정된 배우 소지섭과 박신혜가 나무와 넓은 들판으로 둘러싸여 속세와 단절된 듯한 숲속의 작은 집에서 누구의 도움없이 고립된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먼저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는 소지섭-박신혜를 섭외하게 된 이유에 대해 “두 분과 작업하게 돼서 너무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나 PD는 “우리 프로그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조용한 예능이고 다큐 콘셉트로 시청률이 안 나올 수 있겠지만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재미없겠지만 누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 계속 회의를 했었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박신혜 씨가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신혜 씨 회사에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안한다 그러면 프로그램 접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30분 만에 하겠다고 박신혜 씨가 연락이 왔다. 그때 제작진이 용기를 얻었다”며 “출연자들이 행복감을 느낀다면 시청자 분들도 행복감을 느끼실거라 생각해서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지섭 씨는 안 한다 했었다”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숲속의 작은 집' 소지섭 [사진=CJ E&M 제공]


‘숲속의 작은 집’을 통해 두 사람의 삶을 지켜본 나 PD는 “박신혜 씨는 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분이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주제와 굉장히 동떨어지고 있는 삶을 살고 계시더라”면서 “두 분의 짐을 비교해보시면 명확하게 알게 되실 것이다. 어쨌든 어떤 방식을 옳다가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살아본다면 어떨까를 제안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삶의 태도를 배워가는 신혜 씨의 모습에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지섭은 확연히 달랐다고. 그는 “소지섭 씨는 이미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계시더라. 거의 스님의 삶이다”라고 웃으며 “저렇게 사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심심하고 재미없을 것 같지만 이미 완성형이다. 소지섭 씨의 삶을 지켜보시면 느끼실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해협’ 이후 18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게 된 소지섭은 왜 ‘숲속의 작은 집’을 선택했을까.

그는 “오랜만에 예능이라 고민이 됐다. 그런데 다큐형식이었고, 보시는 분들에게 힐링이 되고 행복감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잘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같이 도전을 해보자는 말에 공감이 됐다. 그래서 작업을 하게 됐고 이 자리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모습을 보이지 않는 소지섭을 섭외한 이유도 궁금했다.

나영석 PD는 “소지섭 씨가 그 정도로 재미없는 걸로 유명한 분인 줄은 몰랐다”고 웃으며 “재미없으신 분은 아니다. 누가 그 숲에 살 때, 어떤 미션을 굉장히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데 오히려 이 삶을 조금 부족하지만 그 안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출연하길 바랐다. 신혜 씨 상황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실제로도 그렇고, 남자 출연자 중에서 소지섭 씨는 거기서 사는 게 어떠냐라고 되물을 것 같은 이미지였다. 불평불만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이게 힘든 거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괴로워하지 않고 어느 정도 즐기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올바른 캐스팅을 한 것 같다고 느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영석 PD는 자신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출연진들을 계속해서 섭외하는 걸로 유명한데, 소지섭 역시 나 PD의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관심이 있을까.

소지섭은 “이번에 함께 하게 된 이유는 혼자 산 게 꽤 오래됐었다.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거 말고는 살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어서 편하게 촬영했다”며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건 좀 버겁지 않을까 싶다”고 손사래 쳤다. 그러자 나영석 PD 역시 “저도 더 부탁 안 할 거다”라고 신경전을 벌여 폭소케 했다.
 

[사진=CJ E&M 제공]


“대리만족을 주고 싶었다”던 나 PD는 “사실 기획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누가 보겠냐 싶었다. 그래도 어떤 사람이 누군가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고 즐기려면 그걸 전달해주는 전달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소지섭, 박신혜 씨 같은 분들이 그 안에서 정해진 미션과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시청자 분들이 충분히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에 대해 “분명 재밌으려고 만든 프로그램은 아니다. 재밌게 하려면 소지섭-박신혜 두 분이 옆집에 살거나 하면 재밌었을거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화가 아닌 자연의 소리와 삶의 방식, 조용한 공기,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주가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며 “아마 심심하게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금요일 밤에 틀어놓고 주무셔도 좋을 프로그램”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나영석 PD는 “모두 가끔 혼자 있고 싶어 하지 않느냐. 너무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한 번 쯤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연결을 끊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마도 저 뿐 아니라 도시에서 힘들게 살아가시는 많은 분들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며 “그래서 우리가 대신 해보겠다는 뜻에서 만들게 됐다”고 답했다.

양정우 PD는 “촬영은 2박 3일 정도된다. 나답게 살기는 어떤 메시지 전달보다 나오시는 출연자 분들도 피실험자라고 부르는 이유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행복이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미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는 키워드에 재미를 어떻게 찾을까.

양 PD는 “다큐멘터리가 재미없다는 편견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냥 자진한다는 것에 다큐의 정의를 내렸다. 지켜보고 기록한다는 뜻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었다”며 “고립이라는 게 괴롭거나 희화하는 게 아니라 공감할 수 있고 즐거울 수 있어서 자발적이라는 말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나영석 PD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률을 내려놓았음을 언급했다. 나 PD는 “어느덧 금요일 밤이 시청률 격전지가 됐다. 전작인 ‘윤식당’이 시청률이 잘 나와서 시청률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싶은 프로그램 만들라고 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잘 안될 수도 있다고 말씀 드렸고, 두 출연자 분들 역시 알겠다고 했다.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정말 조용하게 잠들고 싶을 때가 있는데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 기대해달라”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

‘숲속의 작은 집’은 오는 6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나영석 PD(좌)-양정우 PD(우) [사진=CJ E&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