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생명, 마지막해 자산이익률 급락…원인은 IT 개발비용 손상인식

2018-04-04 15:25
"투자와 관계없는 IT 개발 비용이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탓"

[사진=PCA생명]

올해 초 미래에셋생명과 합병된 PCA생명이 마지막 단독 영업기인 지난해 자산이익률이 급락했다. 미래에셋생명과 합병이 결정되면서 쓸모가 없어진 자체 IT 시스템 개발 비용이 전부 무형자산 손실로 인식된 탓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PCA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익률 2.17%를 기록해 2016년 3.71% 대비 1.54%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 평균인 3.55%에 미달할 뿐 아니라 25개 생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무형자산 손실 탓이다. PCA생명의 무형자산 규모는 2016년 231억원에서 지난해 45억원으로 186억원(80.52%) 줄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진행했던 IT 시스템 개발 비용 160억원 가량이 모두 손실로 인식된 탓이다.

최근 몇 년 동안 PCA생명은 자체적으로 IT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합병이 결정되면서 자체 IT 시스템을 쓰지 않고 미래에셋생명의 IT 시스템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합병 결정 이전에 투자된 IT 시스템 개발 비용 가치가 사라지면서 무형자산이 크게 줄었다는 판정을 받았다.

무형자산은 형태가 없는 영업권이나 산업재산권·광업권·어업권 등의 자산을 의미하는 회계용어다. 회계적으로는 회사의 창업비·개발비 등도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PCA생명이 지난해 IT 시스템 개발 비용 손상차손 이외에는 견실한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개발 비용이 손상으로 인식되지 않았다면 2016년과 유사한 3.7% 수준의 운용자산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투자와는 무관한 IT 개발 비용이 무형자산으로 인식되다보니 마지막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대규모 손실을 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