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출시장 '美·中'서 우리나라 경쟁력 감소

2018-04-04 12:00

[사진 제공= 한국무역협회]


지난해 우리나라의 4대 수출시장 가운데 수출 경쟁력이 개선된 곳은 유럽연합(EU)이 유일하고,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우리 수출의 호조요인 분석–빅4 시장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수출은 중국·미국·EU·일본 등 4대 시장에서 모두 증가했지만 수출 경쟁력은 대부분 감소하거나 제자리를 맴돌았다.

경쟁력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장 점유율은 불변이라는 가정 하에 수출증가 요인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은 되레 수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한국은 주요 수출국 가운데 유일하게 수출이 각각 -4.0%, -1.6% 줄었다.

반면 미국과 독일은 중국에서 경쟁력 요인에 의한 수출 증가율이 각각 4.4%나 됐다. 일본도 1.7%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났다.

보고서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신흥국뿐 아니라 일본·독일 등 선진국의 경쟁력도 개선된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수출 경쟁력 감소는 글로벌 트렌드라기보다 우리 고유의 문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품목별로는 해외생산 확대, 경쟁 심화 등으로 디스플레이와 휴대폰의 수출 경쟁력 하락이 두드러졌다. 자동차는 EU를 제외한 중국·미국·일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품목에서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일본·대만·중국 등은 점유율을 높여갔다. 

다만 EU 시장에서는 우리 제품의 경쟁력 요인에 의한 수출 증가율이 12.6%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유기화학품과 의료용품을 중심으로 화학공업제품의 경쟁력이 크게 개선됐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철폐 등으로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일본 시장의 경우 농수산물·반도체 등 경쟁력이 개선된 반면, 휴대폰·자동차 등은 하락해 전체 수출경쟁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김건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경쟁력이 2년 연속 수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우리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며 "주력 품목의 수출경쟁력 회복과 신성장품목 시장 선점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