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제주 4·3 사건 추모 ‘한목소리’…현실 정치에선 ‘온도차’
2018-04-03 16:54
여야 지도부 일제히 제주행…진상규명 등 두고는 의견 갈려
여야 정치권이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일제히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하지만 현실 정치와 연계해서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3일 오전 여야 정치권은 제주 4·3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제히 제주로 향했다.
백 대변인은 “‘잠들지 않는 남도의 피맺힌 한’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06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이래 12년 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과 추념사는 매우 뜻 깊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제주 4.3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완전해결’을 천명함으로써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정부뿐만 아니라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70만 제주도민의 숭고한 희생과 염원이 담긴 특별법 개정에 야당의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협력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제주 4·3 70주기를 맞아 양민학살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제주 4.3은 건국과정에서 김달삼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이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반대하기 위한 무장폭동으로 시작됐다”며 “남로당 무장대가 산간지역 주민을 방패삼아 유격전을 펼치고 토벌대가 강경 진압작전을 해 우리 제주 양민들의 피해가 매우 컸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이 같은 과정 속에서 건국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장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함께 위장평화쇼로 한반도에 마치 평화가 온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려는 사회주의 개헌을 밀어 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을 추모하며,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4·3항쟁의 진상 파악과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제주 4·3 항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과거 냉전 시기 좌우 진영의 극한 대립에 있었다”며 “양 진영을 나뉘어 서로 인정하지 못하고 배제하려 했던 것이 씻을 수 없는 참사를 불러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제주 4·3항쟁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좌우 진영 간의 극한 대립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제주 4·3항쟁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한민국 정치는 양대 기득권 정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념을 뛰어 넘는 국민통합이야말로 바른미래당의 창당정신”이라며 “양대 기득권 정당을 극복하고 국민통합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제주 4·3 항쟁 정신을 계승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가족을 잃고 고통과 눈물 속에 살아가는 유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 4.3은 동서고금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우리 역사 최대의 홀로코스트”라며 “분노와 아픔은 치유와 화해의 단계를 밟아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진상규명에는 부족함 점이 있음을 지목했다. 최 대변인은 “4.3의 실체적 진실규명과 희생자와 그 유족에 대한 명예회복 조치는 여전히 미진하며 제주도민들의 한과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4.3항쟁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암매장 유해 발굴과 기념사업 추진 등 국가차원에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근현대사의 비극이다. 4.3항쟁 70주년을 추념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4.3항쟁이 국가추념일로 제정 된지 올해로 3년째다. 그러나 지난 9년 동안의 정권은 희생자들에게 색깔론을 덧씌우며 명예를 다시 훼손했다”며 “역사는 왜곡됐고, 정의는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러나지 않은 제주 4.3항쟁의 완전한 진상을 책임 있게 밝혀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면서 “희생자들의 훼손된 명예를 온전히 회복하고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제도적인 후속조치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