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치킨값 올려달라” 가맹점주들의 이유 있는 절규

2018-04-04 08:24
원재료값 폭등·최저임금 인상·배달대행 수수료까지 ‘죽을 맛’

“치킨값 올려달라” 가맹점주들의 이유 있는 절규

'국민 간식'으로도 불리는 치킨은 BBQ를 시작으로 KFC, 교촌치킨 등이 주요 제품의 가격을 잇달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BBQ는 최근 한달여동안 두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2017.6.11 [연합뉴스]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요.”

가격인상이 절실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원재료 값 폭등과 임대료 상승, 특히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한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이 매장운영에 큰 걸림돌로 부상했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 시장 1위 ‘교촌’의 지난해 매출은 3188억원이다. 전년보다 9.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bhc 매출은 전년보다 2.8% 오른 2391억원, BBQ는 7.1% 상승한 2353억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 치킨 업계 2위로 올라선 bhc는 지난해도 2위를 수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교촌치킨 6∼7%, BBQ 8∼9% 수준이다.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bhc는 전년도 영업이익률이 20%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해, 두 업체 이상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치킨가격 인상에 실패하면서 본사와 달리 대부분의 가맹점 수익성은 악화됐다. 국민간식이란 명분으로 치킨 자체는 잘 팔리지만, 고정비용인 최저임금과 임대료는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평균 1만30000원에서 1만8000원인 치킨 값에는 과거와 달리 시대 변화에 따른 지출 항목이 더 많아졌다. 급격히 오른 재료 원가와 임대료, 인건비는 물론이고 ‘배달 대행 수수료’가 붙었다. 배달 앱이 등장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추가된 것이다.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점주 A씨는 “밖에서 보면 돈 주고 배달 보내는 곳이 갑이라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배달대행사가 치킨업체에 갑"이라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배달대행 업소에 주문을 까다롭게 하면 회원사 목록에서 빼버리겠다는 등 협박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치킨집에서 배달이나 주방 업무는 이미 2~3년 전부터 시급 1만원 이상 조건이었지만 사람 구하기 쉽지 않고, 그 마저도 최근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며 “가족이 모두 동원해 일하거나 점주가 희생해야 그 나마 마진을 챙길 수 있다. 하루 평균 14시간이나 일하니, 가정도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는 “최근 모바일 앱의 배달 대행 수수료만 건당 4000원이다. 비싸면 5000원 하는 곳도 있다”며 “떡볶이라면 마진이 높아 가능하지만 치킨은 이 정도 배달 수수료를 주고서는 버티지 못한다.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쉽사리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 없는 처지다. 가맹 본부 관계자는 “사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도 아닌 소비자 저항이다. 과거와 달리 올해는 직접적 매출타격까지 염려되는 상항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업체마다 눈치는 보고 있지만 육가공 업체와 가맹점 등 상호 이익을 고려했을 때 올해는 가격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