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 달 말 한 생존자가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모습을 본보가 촬영했다.

지난 달 24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 마을 최초학살터 앞에서 생존자 홍춘호(79, 여, 사진) 씨는 4.3 사건 당시 자행됐던 학살에 대해 증언했다. 70주년이 됐지만 홍춘호 할머니는 당시 자행됐던 무등이왓마을 최초 학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홍춘호 할머니가 10살이었던 지난 1948년 11월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에서 무장대 토벌작전을 수행하던 토벌대들은 동광리에 들어와 소개령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주민들을 무등이왓에 집결시켜 총살했다.

이것이 무등이왓 마을에서 자행된 최초학살이다.

홍춘호 할머니는 “4.3 사건이 뭔지 아무 것도 모르던 조용한 때에 아침 10시에 순경들이 연설한다고 남자들만 여기에 다 모이라고 했고 10명이 나왔다”며 “총으로 쏘려고 하는데 빠른 아저씨는 도망쳤고 9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후 홍춘호 할머니는 가족과 함께 40일 동안 동굴에 숨어 있었고 순경 집 식모살이도 했다. 70주년이 되도록 홍춘호 할머니는 유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국가로부터 배상 등을 받지 못했다.

한편 제주 4.3 사건 70주년 희생자 추념식은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추념광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