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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때부터 조,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올해 스무살이 된 지금까지. 오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김소현이 느낀 스무살은 어떨까.

그는 “스무살이 돼도 별것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아직은 스무살이 되고 나서 느껴진 건 딱히 없다. 드라마 밖에 없는 것 같다. 한 가지,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건 다른 점이다. 아직까지는 일상에서 적용되는 게 많이 없다보니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으로 합격해 올해 18학번이 된 김소현은 새내기 대학생으로서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그는 “다음 주부터 대학교 수업을 듣는다. 벌써부터 어렵다고 생각된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제게 너무 낯설다.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동기들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데 너무 죄송할 뿐이다. 저는 여전히 초라한 존재라서 아직은 무섭기만 하다”며 “막상 다녀보면 괜찮아지겠지만 아직까지는 낯선 곳이다”라고 털어놨다.

김소현은 지난해 12월, 8년간 몸담았던 전 소속사를 나와 로엔엔터테인먼트 산하 독립 레이블 E&T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새로운 모습을 예고했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곳인만큼 소속사를 옮기기로 결심한 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소현은 “12살부터 함께 해 와서 정이 많이 들긴 했다. 그래도 7년 동안 함께 해왔던 본부장님과 함께 하게 돼 생각보다 방황하지는 않았다. 그냥 스무살이 됐고, 새로운 시작이니까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마음에 소속사를 옮긴 것도 있었다”며 “지금은 좋다, 나쁘다 할 건 없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보조출연부터 시작했다. 7~8살 때부터 생각이란 걸 할 나이는 아니지 않느냐. TV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궁금해서 피아노를 배워볼래 하면서 학원을 다니지 않느냐. 그러면서 보조출연을 하고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게 했다. 하기 싫다는 생각도 안 했고 하기 싫다고도 안 했다. 해야하는 거라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게 된 것에 대해 “12살 때 영화 ‘파괴된 사나이’를 찍을 때 전 소속사에 들어갔다. 그냥 이유 없이 그 영화가 너무 하고 싶었고 간절했다. 오디션 볼 때도 자유연기를 하면 되는데 심장이 뛰면서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5차 오디션까지 하면서 지하철 타고 가면서 떨어진 것 같아 펑펑 울면서 갔었다. 그때 전화가 와서 합격했으니까 다시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하셔서 다시 돌아갔다. 그때 기분이 너무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때의 그 감정 때문에 아직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간절했던 그 마음이 그때부터 계속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어린시절부터 연기를 이어오다보니 분명 힘든 시간은 있었다. 실증이 난적 없냐는 질문에 그는 “매일 매일 그런 생각이었다”고 운을 뗐다.

김소현은 “여기를 제대로 배울 만한 게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부딪히고 알아가다보니 너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연기를 하는 제 모습을 보고도 부족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연기를 하는 게 맞는 건가 싶었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는데 너무 어릴 때부터 고민들과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 특히 동생이 저와 한 살 차이인데 그땐 어렸는데도 늘 저를 따라다녔다. 동생이 너무 힘들어해서 미안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밤에서 생각하면서 고민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연기하는 게 좋아서 계속 했다. 제가 선택한 것에 있어서는 계속 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포기 안 한 게 잘 한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평범한 삶이 그리웠던 김소현은 “중학교 때는 평범함이 부러웠다. 친구들처럼 놀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친구들도 더 크면 자신만의 고충이 있고 생활을 할 것 아니냐. 그저 제가 조금 더 일찍 현장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하니까 금방 괜찮아 졌다”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심리 상담 치료를 하지 않았겠냐고 웃던 김소현은 “제가 중학생일때 상담 선생님이 너무 좋았다. 그 공간 자체가 제게는 힐링이었다. 그때 생각했던, 많은 학생들의 고민을 듣는 건 분명 힘들겠지만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너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기를 안 했다면 그런 쪽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제 20대가 된 김소현. 그가 그리는 20대 배우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아역부터 연기를 해와서 시청자 분들에게 새로움은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저 배우를 보면서 ‘새롭다’는 것은 없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제가 잘하면 만들 수도 있겠단 생각은 하게 된다”며 “그런 점은 부족하겠지만 편안했으면 좋겠고, 억지로 뭔가를 만든다던지 하는 불편한 모습보다 편안한 모습,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밝았으면 좋겠다. 20대에 밝고 에너지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고 저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도 있을 터. 김소현은 “드라마는 전형적인 신데렐라의 느낌의 통통 튀고 울지 않고 그런 연기도 좋지만, 시크하거나 차갑거나 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영화에서는 장르물에 도전해보고 싶다. 작은 역할이더라도 장르물에 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서 액션 연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스무살을 누구보다 알차게 시작한 김소현은 올해 어떤 계획을 세웠을까. 그는 “학교 생활이 시작이다. 서툴고 아는 것도 없고 낯설긴 하지만 열심히 해서 최대한 잘 다녀보고 싶다. 앞으로 연기할 시간이 많으니까 급하지 않게 준비 잘 해서 다음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