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남·북·미·중 대화국면에 ‘재팬패싱’ 골머리… 아베 지지율 또 하락
2018-04-02 17:19
아베 내각은 미·일 정상회담과 북·일 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중국과도 7년 반 만에 고위급 경제대화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2일 정부 및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17~20일 미국 플로리다 주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17~18일 이틀간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달 초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추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북한 문제와 관련해 패싱 논란이 일자, 아베 총리는 곧바로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화무드에 들어선 국제 정세에 맞추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하지만, 최대한의 압박을 주장한 일본이 대북 정책의 핸들을 꺾기 위한 지렛대로 납치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일본 정부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과는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루트 등 여러 수단을 통해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일본 정부는 한반도 정세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과 관계개선을 위해 움직임이고 있다.
교도통신 등 복수의 중·일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1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일본방문 시점을 축으로 무역·투자 등 경제 과제를 논의하는 고위급 경제대화 개최를 논의하고 있다.
이번 고위급 대화는 지난달 중국 측이 고위급 경제대화 개최 의사를 타진한 것에 일본 측이 긍정적 입장을 밝히며 성사됐다.
일본은 다음 달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지렛대로 아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조기에 일본을 찾아 양국관계를 진전시킨다는 구상이다.
7년 반 만에 재개되는 고위급 경제대화에는 양국의 외교장관과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이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일 간 고위급 경제대화는 지난 2007년 12월 처음 열렸다. 그러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악화되며 2010년 8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현 정세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아베 내각의 노력이 쉽게 실현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측이 제시한 남·북·미·중 4개국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안에 일본이 또다시 제외됐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지난 1일 시 주석이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미·중 4개국이 참여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포함한 새로운 한반도 안전보장의 틀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 주석의 제안에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중 일본과 러시아가 제외됐다"며 "6자회담을 대신할 안보 논의 틀로 4개국 간 협의를 제안, 남북, 북·미 정상회담 후 4개국 중심의 교섭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아베 내각은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 재팬 패싱과 사학스캔들로 인해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내각 지지율이 42%로, 지난달 9~11일 조사 당시의 48%에서 6% 포인트 떨어져 2회 연속 하락했다고 전했다.
특히 젊은 층의 지지율 하락폭도 지난 2월과 비교해 무려 17% 포인트나 떨어져 핵심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