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때 靑 보고시간 조작했다

2018-03-28 20:06
檢 "정호성이 11차례 보고 받아…박근혜, 관저서 최순실과 논의후 중대본 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골든타임'이 지날 때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침실에 머물며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날 오후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대책회의를 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 이후 중대본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28일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수정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 및 지시는 모두 골든타임(오전 10시 17분)이 지난 후에 이뤄졌고, 이후 보고도 실시간으로 행해지지 않았다. 또 청와대는 이를 감추기 위해 보고시각도 조작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정무수석실)에서 오전 10시 36분부터 오후 8시 9분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본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에게 '4·16 여객선 침몰 사고 상황' 보고서를 이메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유로 이메일을 받을 때마다 즉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오후와 저녁 시간 각 1회씩 그때까지 수신된 보고서를 일괄 출력해 전달했다.

특히 참사 당일 김장수 전 안보실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로 두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고, 안봉근 전 비서관이 관저 침실을 직접 방문해 오전 10시 19분~20분께 첫 보고를 했다.

이는 당시 청와대가 구조 가능한 마지막 시간인 '골든 타임'으로 본 오전 10시 17분을 이미 넘긴 시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처음으로 전화 지시를 한 시점은 오전 10시 22분께였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당일 최순실씨가 청와대 관저를 방문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최씨 등과 함께 세월호 사고 관련 회의를 한 뒤 중대본 방문을 결정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는 참사 당일 오후 2시 15분께 이영선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검색절차 없이 소위 'A급 보안 손님'으로 관저를 방문했다. 또 최씨의 관저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던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은 관저에 대기하고 있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이들과 함께 세월호 사고 관련 회의를 한 다음 중대본 방문을 결정했다.

검찰은 이영선이 운전한 업무용 승합차의 남산1호터널 통과내역과 이영선의 신용카드 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보고 시각 조작과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수정과 관련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허위공문서 작성·공용서류손상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아주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