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금호타이어 직원 과반 이상 반대시 더블스타 매각 중단"

2018-03-28 12:54
"다음 주 어음 만기 도래…부도 수순 예상"
30일 지나면 자율협약 '끝'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6일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조에 냉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또 전 직원 투표 실시 여부는 방법이 아닌 의지의 문제라며, 의견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28일 오전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 전 직원의 과반수 이상이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반대하면 이 거래를 더 이상 진척시키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전 직원 투표는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채권단 입장이든, 주주의 입장이든 자본주의에서 기업을 매각할 때 노조의 동의라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이를 인지하고 편견이나 감정적인 대응 없이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노사에 자구안 합의 및 더블스타 유치 동의를 마무리짓도록 요구한 기한은 오는 30일까지다.

이 회장은 30일이 지나면 채권단이 손을 쓸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어떤 이유로든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가 무산되면 금호타이어는 기계적인 절차에 따라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며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주 금호타이어에 수 백억원 규모의 어음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 부도 처리되기 때문이다.

더블스타와의 매수 협약 성사 전제 하에 보류했던 3월 결산 감사인 보고서도 '의견 거절'을 예상했다. 이 경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되며, 채권단의 손을 떠나 모든 게 움직이게 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타이어뱅크에 대해서는 "직접 접촉한 적 없는, 인수 능력이나 가능성이 낮은 제3자가 갑자기 나타났다"며 "이를 빌미로 해외 매각을 철회하자는 건 이 시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가 공식적으로 접촉해 오더라도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단순히 지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더블스타와 동일한 자금 유치 조건으로는 당장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정상화만 가능할 뿐 국내 공장을 회생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중국 공장을 현지 사정상 분리 매각할 수는 없다"며 "인수전에 참여하려면 지분 확보를 통한 자금 유치 외에 6000억~700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이 노조의 시간 끌기로 보인다는 의견에는 "행여 정부에서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생각은 원칙론에 안 맞다"며 "자율협약 연장은 불가하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