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쑨훙빈 "러스왕 이미 '요괴주', 상장폐지할 듯"
2018-03-26 14:34
러스왕 회장직 물러난 쑨훙빈, "러스왕 투자 실패, 빚 감당 못해"
연일 하한가, 상한가 롤러코스터 장세...26일부터 다시 거래 중단
연일 하한가, 상한가 롤러코스터 장세...26일부터 다시 거래 중단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창업 신화로 여겨졌던 러스왕이 화려했던 시절을 완전히 뒤로 하고 증권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빚더미에 앉은 러에코의 백기사를 자청했다가 결국 두 손을 든 쑨훙빈(孫宏斌) 룽촹중국(수낙차이나) 회장이 전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에서 "러스왕은 이미 요괴주(妖股·야오구)로 곧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러스왕은 러에코의 모체이자 동영상 사업을 전담하는 핵심 자회사이자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 상장사다. 요괴주는 특별한 이유없이 주가가 급변하는 종목을 말한다.
쑨 회장은 "러스왕에 대한 투자는 완전히 실패했다. 러스왕의 앞에 있는 선택지는 단 3가지"라며 △파산 후 구조조정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상환 △상장폐지를 언급했다. 파산의 경우 다수 관리·감독 기구의 승인을 거쳐야 해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구조조정에도 최소 100억 위안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매각할 만한 자산도 없는 상태다.
이에 쑨 회장은 "상장폐지 여부는 창업판 규정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러스왕의 순자산이 곧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돼 상장폐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또 "러스왕은 자금이 부족해 부채상환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나의 피같은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에게 원망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쑨 회장은 "만약 돈을 벌었다면 축하한다. 하지만 빚더미에 앉은 러스왕에 투자해 돈을 잃었다면 이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쑨 회장의 비관은 러스왕에 한정된 것으로 러스픽처스, 러스즈자(樂視之家, 스마트TV 및 콘텐츠) 등의 미래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구조조정을 이유로 거래를 멈췄다 1월 말 거래를 재개한 러스왕은 울렁거릴 정도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왔다. 연일 하한가를 치며 급락한 후 투기세력 진입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지속한 것.
지난 13일에도 상한가를 치더니 14일 쑨 회장이 떠난다는 소식이 나오자 16일과 19일 연달아 하한가를 기록하며 곤두박칠쳤다. 그리고 20일에는 특별한 이유없이 10% 가량 급등해 다시 상한가를 쳤다.
러스왕의 주식거래는 26일부터 다시 중단됐다. 쑨 회장의 인터뷰에 따른 영향으로 주가 요동폭이 더 커지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다. 선전증권거래소는 이날 공시를 통해 러스왕이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자사 주식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래중단을 신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