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살해한 환경미화원,피해자에 8천만원 빚..원룸월세도 못내..경찰“범행동기 가능성”
2018-03-21 00:00
20일 구속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을 조사 중인 전주완산경찰서의 담당 형사는 20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피의자는 범행 전 피해자로부터 8000만원 정도를 빌렸다. 범행 후 피해자 카드로 6000만원 정도를 썼다”며 “이런 금전 관계가 범행동기일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형사는 “피의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환경미화원 월급이 적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고 주식 투자와 유흥비로 돈을 많이 써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가 피해자 시신을 훼손했을 가능성은 없다”며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 이혼한 돌싱이었고 각기 다른 원룸에서 살고 있었다. 피의자는 범행 후 피해자 딸들에게 용돈을 3번 정도에 걸쳐 180만원 정도 보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시약을 통해 혈액의 철 성분을 가려내는 '루미놀(Luminol) 검사'를 했지만 피의자 원룸 어디에서도 인혈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A씨(남, 50세)와 피해자 B씨(남, 59세)는 ○○구청 환경미화원이다. A씨는 지난 해 4월 4일 오후 6시 30분쯤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본인의 원룸에서 B씨와 술을 마시다가 B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A씨는 4월 5일 오후 6시쯤 B씨의 시신을 검정봉투(약15장)에 담고 테이프로 봉인 후 이 날 오후 10시 10분쯤 차량으로 자신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선인 00초교 앞 쓰레기장에 시신을 놓았다.
A씨는 4월 6일 오전 6시 10분쯤 청소차량에 탑승해 동 위치에 유기한 시신이 담긴 검정봉투를 청소차에 담아 전주시 완산구 00동 쓰레기 소각장에 유기했다. B씨 시신은 불에 탔다.
경찰은 A씨가 수차례에 걸쳐 B씨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A씨에게 경찰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A씨는 도주했지만 경찰은 CCTV 분석 등으로 A씨를 추적해 17일 오후 3시 30분 인천의 한 PC방에서 A씨를 검거했다.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 A씨는 경찰조사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B씨가 내 가발을 잡아당기며 욕설을 하자 홧김에 범행했다”고 말했다.
전주지방법원은 20일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해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