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엘스(전용84㎡)' 전셋값 1억 뚝↓...강남도 역전세난 조짐

2018-03-20 14:11
“봄 특수 사라지면서 하락세”

2018년 서울시 강남4구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추이.[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서울 강남권에서도 ‘역전세난’이 일어날 조짐이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08%로 4주 연속 떨어졌다. 자치구 별로 살펴보면 △강동구 -0.32% △송파구 -0.29% △서초구 -0.21% △강남구 -0.15%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파구는 2월부터 6주 연속, 강남·서초구는 5주 연속 떨어진 것으로 강남4구의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송파구와 서초구에서는 1억원 가량 가격이 내린 전세가 나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가격 9억5000만원이었던 송파구 ‘잠실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고층)는 이달 초 9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또 다른 고층도 9억원에서 8억4000만원에 거래돼 5000만~6000만원 가량 실거래 가격이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잠실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고층)는 전셋값 8억원에 매물이 나와있으며, ‘잠실 엘스’ 아파트 전용면적 84㎡도 8억5000만원 전후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잠실 엘스 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용면적 84㎡의 전세가격이 현재 8억~9억원 정도로 보면 된다”며 “전세 매물도 많고 가격도 많이 빠졌다. 1월까지만해도 1~2층이 8억5000만원 가량이었는데 현재 8억원에도 고층이나 역세권 물건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에선 서초동과 반포동 일대에서 신규 아파트들의 입주가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신반포5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뷰'와 반포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신반포자이'가 오는 6월과 7월 각각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이후에는 '반포래미안아이파크(서초 한양아파트)'와 '반포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4차 아파트)'의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14억~15억원이던 아크로리버뷰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현재 12억~13억원에 형성돼 있다. 잠원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이 보이는 층수 전용면적 84㎡가 현재 전세가격 12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며 “신반포자이 전용면적 84㎡도 전셋값이 12억~14억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 강남권에서 재건축 단지의 대규모 이주가 예정된 만큼 전셋값 조정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송파구 미성·크로바아파트(1350가구)와 진주아파트(1507가구),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2673가구)와 방배13구역(2911가구) 등 5500여가구의 이주를 오는 여름부터 연말까지로 늦춘 바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가율이 높다보니 돈을 더 보태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 대출 규제 전에 집을 사려는 움직임이 겹쳐 이전보다 봄 이사철 전월세 특수가 사라졌다”며 “기타 지역에선 남양주나 구리 등 경기권에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서 전체 수요가 이동해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여름철 비수기까지 전셋값 조정이 있겠지만, 연말에 반포주공 1단지 등 강남에서 대규모 단지의 이주가 예정된 만큼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