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한성숙號 1년] (하) 글로벌 시장 공략... 일본부터 차근차근
2018-03-21 00:00
2017년 3월 1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한성숙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았다. 네이버를 기술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기술플랫폼 전략과 창작자·소상공인과의 상생이 핵심 경영 키워드다. 한 대표는 공격적인 서비스 강화와 기술 고도화로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지만, 임기 중 네이버 뉴스의 기사배열과 댓글문제가 연이어 터지며, 네이버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기술로 변화를 이끌고 기술과 사용자를 연결해 사용자 앞에 당당한 기업이 되겠다던 한 대표의 취임 일성은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되짚어보고, 내년이면 서비스 출시 20년을 맞는 네이버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상> 네이버 신뢰도 추락... 기사배열·댓글이 발목
<중> 기술플랫폼 탐색전 끝... 올해 본격 발돋음
<하> 글로벌 시장 공략... 일본부터 차근차근
라인은 지난달 27일 라인 앱에 검색기능이 탑재된 ‘뉴스탭’을 새롭게 추가했다. 네이버는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을 위해 별도 사이트를 개설하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이미 스마트폰에 깔려있는 라인 앱 안에 검색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라인 앱에 추가된 ‘뉴스탭’을 통해 좋아하는 연예인, 상품 등을 검색하면 관련 기사와 홈페이지, 라인 쇼핑 내 정보 등 관련성이 높은 다양한 검색 결과가 표시된다. 검색 결과로 표시된 기사와 사이트를 터치하면 해당 페이지로 바로 이동한다. 라인 관계자는 “향후 음악, 만화 등 라인 서비스를 연계해 커뮤이케이션 인프라로 활용하고, 일본 언론매체와 협력 강화를 통해 플랫폼으로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 라인이 1등인 나라 집중 공략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은 전 세계가 대상이 아니라, 라인이 1등하고 있는 나라에 가서 시장을 더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과거에 일본 검색시장에 진출해 투자했던 것 보다 더 큰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라인에 따르면, 월간 실사용자(MAU)는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1억680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절반인 7000만 명을 일본이 차지한다.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은 라인 메신저가 시장에 안착한 일본과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를 정조준하고 있다.
김광현 네이버 검색 리더는 지난달 21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8’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라인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라인과 협력해 라인 서비스 안에 어떻게 새로운 기존과 다른 검색 서비스를 탑재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계속 테스트해보면서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일본 사용자들에게 맞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찾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리더는 과거에 일본 검색시장에 두 번 진출했다가 모두 실패한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네이버라는 회사에 대한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점과 일본 시장에 대한 경험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김 리더는 라인의 일본시장 진출 성공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그는 “라인이 일본에서 크게 성공해 사용자 베이스가 늘었기 때문에 이제는 사용자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니즈를 분석하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기에도 좋은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본 검색시장 진출을 위해 검색과 인공지능 조직을 통합한 '서치앤클로바'를 출범시켰다. 인공지능 기반의 고도화된 검색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클로바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조직개편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올해 가장 큰 변화는 검색과 클로바 조직의 통합"이라며 "검색은 네이버를 구성하는 핵심기술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클로바 조직이 합쳐져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굉장히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일본에서 확대되는 '라인 경제권'
라인은 7000만 명 이용자를 아우르는 ‘라인 경제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라인 이용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해 메신저를 뛰어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라인은 지난 6일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공공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지서에 표시된 바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결제가 진행된다. 현재는 전기요금 결제만 가능하지만, 향후 가스, 수도요금까지 적용을 확대한다. 지난해 6월에는 ‘라인쇼핑’, ‘라인델리마(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에 앞서 라인은 ‘라인페이’를 통해 상품 구입 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라인페이는 일본 국내에서 3000만 명이 등록한 상태이며, 일본 국내 2만개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라인이 시도하는 다양한 서비스는 대부분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수수료는 얼마 되지 않지만 7000만 이용자가 이들 서비스를 한 번만 이용해도 수십억원 단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