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하루 12시간 일하다 사망한 마트 직원, 업무상 재해"
2018-03-18 15:08
영업준비·마감 정리 등 실제 근무 시간에 주목
법원이 하루 12시간 이상 가전제품 판매 업무를 하다 사망한 마트 직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한 마트의 판매부장 A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11년 3월부터 마트 판매부장으로 가전제품을 판매하던 A씨는 2014년 11월 3층 매장 입구에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이에 A씨 유족은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이 A씨의 근로시간이 과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근로 계약서상 A씨의 근무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지만, 실제 근무 시간은 영업준비와 마감 후 정리시간을 포함해 오전 9시 2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A씨의 휴식시간이 손님의 없을 때 쉬는 방식으로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11시간 20분에 달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A씨의 업무 특성상 별도로 정해진 휴식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상 생활 대부분을 매장과 마트 건물 내에 머무르며 근무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기적으로 쉬는 날 없이 휴무일을 정했는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 산행에 참석했다"며 "A씨의 실제 근무시간은 고용노동부 고시가 정한 과로 기준(주당 평균 60시간)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의 지병인 심장질환이 사망 무렵 과중한 업무에 따른 과로와 실적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급속하게 악화해 갑자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