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피해자들께 사과…'거짓 기자회견' 의혹은 억울"
2018-03-17 10:24
극단 단원 16명 성폭행 한 혐의…경찰에 이날 오전 출석
피해자 몇명이냐는 질문에는 '웃음'…경찰 오후부터 조사 본격화
피해자 몇명이냐는 질문에는 '웃음'…경찰 오후부터 조사 본격화
극단 단원을 수차례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17일 오전 10시께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씨는 경찰에 출석해 “피해자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준비과정을 리허설로 왜곡했다”며 억울함도 토로했다. 이 전 감독은 “리허설은 연습이 아닌 준비과정이었다”며 “표정을 연습한게 아니다. 적어도 (기자회견에서) 진심으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약 8년간 여성연극인 16명에게 성폭행 및 성추행 등을 가함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오랜 행각은 지난 2월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전 감독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미투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그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속속 드러났다. 결국 이 전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없었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께는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감독의 혐의 대부분은 2013년 성범죄 친고죄 폐지 이전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친고죄 폐지 전 범행이라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통해 피해 당시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이 전 감독 자택과 경남 밀양연극촌 연희단거리패 본부, 경남 김해 도요연극스튜디오 등 4곳을 압수수색해 이씨 휴대전화와 기록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이 전 감독이 단원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있는지, 피해자 주장대로 실제 행위가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