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개헌안 통과…對中 전략 재수립 필요

2018-03-11 17:52
찬성률 99.8%, 국가주석 연임제한 조항 삭제
'習 사상' 헌법 삽입, 삼엄함 속 요식행위 비판
장기집권 대비 정치·경제 등 대응책 마련해야

[사진=신화사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헌법개정안이 99.8%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의 대(對)중국 전략을 장기적 안목으로 재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관련기사 8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1일 오후 3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철폐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99.8%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는 마지막 개헌이었던 지난 2004년 찬성률 99.1%보다도 높은 수치다.

헌법 서문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 대표론과 더불어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새로 삽입됐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어 자신의 이름이 담긴 사상을 헌법에 넣은 세번째 지도자가 됐다.

이와 함께 헌법 3장 제79조 3항의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인대 매회 임기와 같고 임기는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문구 중 '임기는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삭제됐다. 오는 2023년 이후 시 주석이 3연임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의 전면적 영도 견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의 창도(앞장서 주장하고 이끌어 나감) 등 현 체제를 공고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산당원은 물론 일반 공직자까지 감찰할 수 있는 국가감찰위원회 설립안도 통과돼 시진핑 집권 2기 반부패 사정 작업이 날개를 달게 됐다.

중국은 전인대 개막 직후부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개헌에 완전히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개헌안 띄우기'에 나섰다.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도 일제히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연일 쏟아냈다.

또 전인대 대표들의 회의장 내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는 등 보안 유지에 주력해 왔다. 내부 논의 내용과 사진·동영상 등의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 같은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개헌안 표결은 사실상 요식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중국을 상대로 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시진핑 1기 체제에서 부패 척결에 주력했다면, 2기 체제 이후는 경제에 올인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산업구조 재편 등 충격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