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헌안 표결 앞두고 삭제된 봉황망 사설

2018-03-11 12:30
"역사가 지켜보는 눈을 기억하며 투표하라"
'시진핑 장기집권' 가능 개헌안 투표 '신중함' 요구

봉황망. 


11일 중국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표결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국내 개헌 반대 여론을 차단하고 있다.

홍콩 주류언론인 봉황망(鳳凰網)에 지난 7일 올라온 “한표 한표 모두 역사가 지켜볼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이 최근 삭제된 게 대표적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설은 “전인대 대표들이 엄숙한 투표를 하기 전 반드시 역사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우리를 비롯해 후대가 머물고, 기대고, 믿는 현대화가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통치체제의 현대화 전환 과정에서 공권력은 시종일관 구속되고 공민의 권리는 끊임없이 신장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이고 강인하게 주장과 표현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인대 대표들을 향해 “한순간 여론에 휘말려 표결에 따른 책임을 잊지 말고 투표할 것을, 역사가 지켜보는 눈을 기억하며 투표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는 사실상 대표들에게 개헌안 투표에 신중할 것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달초 개헌안 내용이 공개된 이후 국가주석 임기제한을 없애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장기집권 포석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중국청년보 산하 잡지 빙점(氷點) 전 편집장인 리다퉁(李大同)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헌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켜달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을 비롯해 중국 여성기업인 왕잉(王瑛)도 온라인에 "틀림없는 배반으로 시대에 역행하는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비판적 지식인 다이칭(戴晴) 작가, 중국과학원 원사 허쭤슈何祚庥) 등도 온라인을 통해 개헌안 반대에 목소리를 냈다. 또 개헌안이 시대에 역주행한다는 의미로 ‘역주행(开倒车 )’이라는 제목의 풍자 동영상도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반대 목소리는 중국 당국에 의해 곧바로 차단되고 있다.

개헌안에는 국가주석 임기 3연임 이상 금지 조항 폐기,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과 공산당의 영도 조항 헌법 삽입 등 내용이 포함된 개헌안 표결은 1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뤄진다. 당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국에서 전인대는 '거수기'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정치국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개헌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역주행' 제목의 동영상, [출처=유튜브 보쉰TV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