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 "대부업체만 적용되는 채무자대리인제도 전 금융사로 확대"

2018-03-09 07:44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채무자 대리인제도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9일 채무자 대리인제도 확대와 채권의 재양도를 금지하는 등 불합리한 채권시장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추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채권양수인이 채권을 행사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사전통지를 하도록 하고, 채무자가 분쟁조정이나 채무조정 절차를 진행 중일 경우 채권양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일정 범위의 채권은 채무변제 시 원본·이자·비용의 순으로 변제, 금융위원회에서 정해 공표한 생계비 압류금지도 명시하고 있다.

채권추심법은 채권 추심 과정에서 채무자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법에는 채무자가 변호사 등을 대리인으로 선임한 경우 채권추심자는 해당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을 할 수 없고 대리인을 통해서만 연락을 취해야 하게 돼 있다. 또 채권의 추심이 기존 채권자에서 다른 채권자로 위임된 경우 채무자에게 수임사실을 통보하는 등 채무자를 보호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채무자 대리인제도가 필요한 여신금융사·신용정보사의 경우 채무대리인제도 적용대상에서 빠져있고, 무분별한 채권매각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다. 채권자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의무도 없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기준 매입채권 추심업자들이 보유한 채권의 약 46%가 2회 이상 매각된 채권이다. 부실채권의 절반가량이 채권자가 2번 이상 바뀐 것이다. 

제윤경 의원은 "채권추심법은 금융사의 약탈적 관행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하는데 제도적 허점이 많았다"며 "본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방적으로 채권자에게 유리한 채권시장의 균형이 바로잡혀 공정한 채권시장 형성에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윤경 의원이 마련한 본 개정안은 김상희·김영호·김정우·박정·박찬대·심기준·안규백·안호영·한정애 의원이 공동발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