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난 우주인 사업 상품이었다" 작심 발언
2018-03-08 07:59
한국인 최초로 우주비행을 했던 이소연 박사(40)가 한국의 우주인 배출사업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박사는 한국인 최초 우주비행 10년을 기념해 과학잡지 '에피' 3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한국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만들어낸 상품"이라며 "우주인 배출사업에 대해 후속 계획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주과학발전의 관점에서는 성공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한국 우주인 배출 사업을 통해 2008년 4월8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러시아 소유즈 TMA-12호를 타고 우주에 머물며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
이 박사는 "그때의 저는 우주에 있을 때도 후속사업이 없는지 몰랐고, 이후의 다른 계획들이 잡혀 있는 줄 알았다"면서 "귀환해서 우주인 사업이 3년짜리 단기 사업이고 후속 계획이 없었다는 것을 알고 무척 허탈해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우주인 배출 사업에 대해 "정책 설계가 부실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보다는 정책 설계자와 정책 수행자가 바뀌었고 그래서 목표와 방향이 달라졌던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잡지에는 이소연 박사가 우주에서 썼던 일기들이 공개됐다. 당시 우주인 사업을 추진했던 정부 부서의 이름이 '과학기술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로 바뀌면서 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복의 패치를 뜯어내고 새 부서 이름이 적힌 패치를 바느질해야 했고, 실험장치에 있던 스티커도 새로 붙여야 했던 일화도 처음 소개된다.
한편, 이 박사는 2012년 항공우주연구원을 휴직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 박사는 현재 미국 시애틀의 워싱턴대 공대 자문위원 자격으로 학생들의 연구활동을 돕고 있다. 또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공위성 스타트업 기업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강연 등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