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주행거리 2배 늘어난다"...에기연, 나노기술 기반 배터리 신기술 개발

2018-03-07 14:54

장보윤 에기연 분리변환소재연구실 박사가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연구진이 개발한 '리튬이온전지용 고순도 산화규소(SiOx) 나노분말 제조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희강 기자@kpen ]


국내 연구진이 신소재를 활용해 전지의 용량을 극대화하고, 제조가격을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인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가 기존 대비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7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기연)에 따르면 장보윤 박사 연구진은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인 '산화규소(SiOx) 나노분말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리튬이온전지는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2차 전지로, 음극·전해질·양극으로 나뉜다.

전 세계적으로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2010년 약 115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7.24%씩 성장했으며, 2018년에는 43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리튬이온전지가 가장 많이 쓰이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경우 긴 충전시간과 짧은 주행거리 성능이 단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장 박사 연구진이 개발한 제조 기술은 실리콘을 유도 가열 용융해 합성반응영역을 진공 상태와 흡사하게 만들었다. 이는 리튬이온전지 배터리 수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흑연 음극재의 에너지 용량을 4배 가량 높일 수 있다. 가령 리튬이온전지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자동차에 이를 적용할 경우 한번 충전으로 기존 200~300Km에서 500~6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

또한 Kg당 200달러에 달하는 산화규소를 제조시 Kg당 2~3달러 안팎인 저가 규소 원료만을 사용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화규소가 상용화된 일본 제품 대비 생산단가를 30∼50%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금속분야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유도용융장치를 사용했으며 반응 시에 사용한 가스를 순환시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면서 기존 8~10시간에 그치던 연속공정도 100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에기연은 지난해 12월 국내 중소기업 테라테크노스에 기술이전 계약(10억400만원)을 체결한 상태다. 양사는 오는 2019년 1월부터 제품을 양산화해 테슬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배터리 제조업체 및 리튬이온전지 생산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장보윤 에기연 분리변환소재연구실 박사는 “고품질의 산화규소 나노분말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적용되면 기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가격 저하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연구원은 앞으로 전기 자동차 및 전력저장시스템에 최적화된 음극소재 시작품 제작과 지속적인 현장 검증을 통해 산화규소 나노분말의 제품화 기술개발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38 %를 차지하는 상위권에 속하지만, 음극 소재 산화규소의 국산화는 전무한 실정이다. 삼성 SDI, LG화학 등 국내 전지수요기업들은 5년 내 음극 소재 산화규소 사용량을 기존 3~5%에서 10% 이상으로 확대·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