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결국 법정관리 가닥… 좀비 기업에 혈세 투입 비판 여론 커져

2018-03-07 10:35
8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서 확정 예정
STX는 인력 감축 등으로 정상화 방향 전망


성동조선해양이 결국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외부컨설팅 결과 청산가치가 7000억원으로 계속기업 가치 2000억원보다 세 배나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 논리 외에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한다며 처분을 유예하고 지난해 말 회계법인인 삼정KPMG에 2차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후 성동조선의 기능을 조정한 뒤 회생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올랐지만 생존 가능성이 크지 않은 '좀비 기업'에 다시 혈세를 퍼붓는다는 비판 여론이 일면서 성동조선을 법정관리에 넣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이 보일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성동조선을 당장 파산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이는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에 나서는 형태로 기업회생을 추진하는 일명 'P플랜'(프리패키지든 플랜)도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이 실사를 진행하고 회생계획안을 짜게 된다.

채권단은 다만, 성동조선을 수리조선소나 블록공장으로 기능을 조정하는 2차 컨설팅 내용을 회생계획안에 포함시켜달라고 법원에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자금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이렇게 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기능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럼에도 향후 성동조선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면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동조선은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후 7년째 채권단의 도움으로 연명해왔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그동안 성동조선에 쏟아부은 자금이 3조2000억원에 달했다.

수주잔량도 현재 5척에 불과하다. 고정비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일감이 있어야 하지만 성동조선은 이미 그 단계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성동조선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STX는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STX조선은 현재 수주잔량이 16척이다. 내년 3분기까지 일감이 남아 있어 앞으로 계속 수주할 수 있으면 조선소로서 위상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번 2차 외부컨설팅 이전에 채권단은 이미 STX조선을 살리기로 하고 STX조선이 발주한 선박에 선수금지급보증(RG)을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