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김정은 위원장과 만찬…'비핵화' 북미대화 '청신호?'
2018-03-05 18:27
특사단, 평양 도착후 北과 회동뒤 김정은 위원장과 만찬, 문 대통령 친서 전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사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했다.
그동안 비핵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김 위원장이 남측 특사단이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접견과 만찬을 수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대북 특사단의 이날 접견과 만찬은 사전에 남북쪽이 조율한 대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북·미 대화 성사 및 남북관계 진전에 일단 '청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과 만찬을 오후 6시부터 진행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특사단은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의 기내 영접을 받았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과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공항에 마중 나와 특사단을 맞이했다.
특사단과 리 위원장, 맹 부부장 등은 공항 귀빈실에서 10분간 환담을 했다.
특사단과 김 부위원장 등은 이곳에서 15분가량 방북일정을 협의했고,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접견과 만찬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대표단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는 고급 휴양시설로, 영접인사·경호·숙소 준비상황 등을 볼 때 북측이 남측 대표단 환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대표단이 전해왔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수석 특사인 정 실장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염원하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한반도 평화 구상의 큰 그림을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정 실장도 이날 오전 방북길에 앞서 춘추관 출국 인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려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긴요한 남북 간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다양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번 방문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측에서 특사와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다"며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포함한 특별사절단은 남북문제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갖춘 분들로 구성됐다. 대북특별사절단이 소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힘과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모든 특별사절단 단원은 이번 방북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성원, 국내외 기대에 부응하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사단은 북측 고위급 회동을 통해 북미대화 성사를 위한 방안 외에도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협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6일 오후 귀환한다.
방북 이틀째인 6일 일정과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단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오늘 큰 틀에서 얘기하고, 그 지침 아래에서 내일 회담을 통해 실무적 내용을 논의하지 않을까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이번 주내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방북 및 방미 결과를 중국과 일본 등에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