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한미 금리역전 '눈앞'
2018-02-27 15:20
한국은행이 3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미 금리역전은 현실화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데다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한국GM과 미국 통상압박 등으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도 커졌다.
물가는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0% 상승에 그치며 2016년 8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0%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조적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도 1.2% 상승에 머물며 5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처럼 한은이 금리인상에 신중한 가운데 미국은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10년 6개월 만에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통상 금리가 역전되면 가장 우려되는 게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다. 하지만 한은은 당분간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수준에 있고 경상수지도 흑자를 유지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대외 경쟁력을 갖췄다"며 "외국인 채권자금에서 중앙은행·국부펀드·국제기금 등 장기투자 행태를 보이는 공공자금의 비중이 높은 점도 큰 폭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도 이를 방증한다. 대규모 증권자금 유출은 한미 금리차보다 국제 금융시장의 영향에 의해 발생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3회가 될지 4회일지는 미국의 고용·물가 상황 전개에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 금리뿐 아니라 경기·고용·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