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순실 모티프로 한 '게이트', 이슈보다 올드한 유머 코드
2018-02-26 17:32
영화 ‘게이트’는 ‘웨딩스캔들’, ‘응징자’, ‘치외법권’, ‘대결’을 연출한 신재호 감독의 신작이다. 2016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국정농단 사건과 주범인 최순실을 모티프로 케이퍼 무비를 완성해냈다.
“경제적으로 힘들 때마다 은행을 턴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했다”는 신 감독은 자신의 현실적 고민, 경험과 대한민국의 거대한 사건들을 접목시켜 관객들의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끌어내려 노력했다. 상상 아닌 현실 속 이야기들과 판타지가 어울리며 관객들을 대리만족 시키려 한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게이트’는 상당 부분을 최순실 이슈에 기대려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캐릭터 성이 강한 인물들이 한데 뭉쳐 팀플레이를 벌인다는 설정은 정석적이다 못해 고루하기까지 하고, 금고를 열기까지의 과정은 무난하며 허술하다. 신 감독은 치밀하지 못한 부분들을 여러 귀여운 요소로 얼버무리려 했으나 최순실 이슈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여러 군데 구멍을 냈다.
가장 중요한 웃음 코드 역시 마찬가지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검사의 바보짓이나 못생긴 얼굴로 일을 그르치는 사촌 동생 등 올드한 유머 코드는 영화의 힘을 떨어트린다. 최신 이슈를 영화에 녹여낸 것과는 달리 영화의 웃음 코드는 낡았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배우들의 열연은 눈여겨 볼만하다. 맡은 바 임무를 다 하기 위해 노력했다. 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정려원을 비롯해 주연, 제작자, 음악 감독을 맡은 임창정, 첫 악역에 도전한 정상훈,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 정경순의 모습이 흥미롭다. 그들의 열연은 눈에 띄지만, 그리 새롭지는 않았다. 오는 28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92분, 관람등급은 15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