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사람 감정까지 읽는다"...KAIST 연구진,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개발

2018-02-26 14:43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국내 연구진이 저전력·고성능의 모바일 기기용 '딥러닝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했다. 구글의 '알파고'를 뛰어넘는 실시간 AI가 구현된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유회준 교수 연구진은 반도체 스타트업인 유엑스 팩토리와 공동으로 가변 인공신경망 등 기술을 적용, 딥러닝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유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AI 반도체 'UNPU(Unified Neural Network Processing Unit)'는 통합된 코어 구조를 갖는 동시에 완전 가변 가능한 인공신경망을 지원한다. UNPU는 하나의 칩으로 이미지 인식 등에 널리 사용되는 인공 신경망인 '회선 신경망(CNN)'과 자동 번역 등의 응용에 널리 사용되는 인공 신경망인 '재귀 신경망(RNN)'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또 인식 대상에 따라 에너지효율과 정확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 

간단한 소프트웨어 조작만으로 하나의 칩에서 모든 신경망들이 저전력·고성능으로 구현이 가능하진 셈이다. 비트 수도 1비트부터 16비트까지 소프트웨어로 간편하게 가변할 수 있어 상황에 맞춘 최적화된 동작을 얻어낼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행복·슬픔·놀람·공포·무표정 등 7가지의 감정상태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스마트폰 상에 실시간으로 감정을 표시할 수도 있다.

UNPU는 1W당 50테라 이상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 모바일 용 AI 반도체 칩과 비교했을 때 40% 향상된 에너지 효율을 보였다. CNN과 RNN 연산시 기존 AI 가속기 대비 최고 성능을 각각 1.15배, 13.8배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IT 회사들이 개발한 반도체 칩을 발표하는 'HotChips 학회'에서 UNPU가 구글의 TPU(Tensor Processing Unit)보다 최대 4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UNPU를 사용하면 기존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연산이 가능하게 된다. 때문에 사용자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유회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바일에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저전력으로 가속하는 반도체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물체인식, 감정인식, 동작인식, 자동 번역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방송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과기정통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