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간호사 소속 대형병원 “선배 간호사 괴롭힘·인격모독 없었다”

2018-02-19 11:33

지난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간호사 박모씨가 근무했던 서울 송파구의 병원 전경 [아주경제 DB]


A병원은 이 병원에 근무했던 간호사 박모씨(27·여)의 자살 원인으로 지목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같이 근무했던 간호사들을 조사한 결과 괴롭힘이나 인격모독은 없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형병원인 A병원 측은 박씨를 담당했던 수간호사와 프리셉터(사수), 가까운 동료를 1차 조사하고 이같이 결론지었다.

병원에 따르면 박씨는 13일 저녁 중환자실 근무 중 환자의 배액관을 빠트리는 실수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배액관은 수술 후 뱃속에 고이는 피나 체액을 빼내는 장치다. 이일로 14일 저녁엔 수간호사와 면담도 가졌다.

병원 측은 “13일 당일에도 (박씨에게) 환자에게 위해를 줄 정도가 아니라고 말했고, 14일 면담에서도 수간호사가 ‘걱정하지 말라’고 한 뒤 저녁을 먹여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병원은 박씨가 근무했던 간호부를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하고, 병원 내 모든 간호부에 대한 전수조사에도 들어갈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통해 교육 과정에 개선해야 할 점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히고 “경찰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본인 거주지가 아닌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가족과 박씨 남자친구는 이른바 ‘태움’으로 불리는 간호사 선배들의 괴롭힘이 자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