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 다시 꿈틀…연준 "금리인상 정책 큰 변화 없다"

2018-02-08 14:03
재정적자 확대될 가능성 높아지며 국채값 하락으로 금리 ↑

[사진=연합·EPA]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꿈틀대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지난주부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준 관리들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가 현재 금리인상 정책이나 경제전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검은 금요일 악몽 다시?···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 계속
 
지난 2일 국채 금리 급등으로 뉴욕증시가 크게 흔들린 데 이어 이날에도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시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대규모 감세에 이어 예산이 증액되면서 미국의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채권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2.86%까지 상승하면서 지난 2일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2일과 5일의 하락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높아졌다. 6일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날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채 금리는 최근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올라 연준의 금리 인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날 미국 의회가 정부의 대규모 예산안을 가결하면서 가격 채권의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이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올랐다. 

공화·민주 양당이 합의한 예산안에서는 인프라와 국방 부문의 지출이 크게 늘었다. 대규모 지출이 예고된 가운데 미국의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1조 달러(약 1085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인 NPR은 이날 “감세 등으로 내년도 재정적자는 당초 7000억 달러에서 975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예산안 증액까지 반영할 경우 재정적자의 폭은 1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연준 관리들 "최근 시장상황 통화정책에 영향 없어"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연내 금리인상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연준 관리들은 현재 주식 및 채권 시장의 변동이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현재 (시장) 상황이 중앙은행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하락한 뒤에 하락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장상황은 경제 전망에 반영될 수 있고 향후 통화정책 재검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로버트 카플란 역시 "최근의 하락은 건강한 조정이라고 생각하며, 시장에 더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금리인상은 여전히 신중하고 천천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단기금리를 1.25~1.5%로 올렸다. 이후 올해 3차례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WSJ는 "이번 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제 타격을 우려해 금리인상 시기를 다소 연기하거나 인상폭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현재 자산 가격이 다소 높지만 20년 전과 비슷하게 자산이 위험한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WSJ는 강조했다. 
 
한편 통화확장 정책을 옹호하는 대표적 비둘기파이며, 시카고 연준 총재인 찰스 에번스는 채권 금리가 오르고는 있지만 연준이 금리를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번스 총재는 2019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올해는 금리인상 결정 투표권이 없다.
 
  뉴욕타임스(NYT)도 “재정적자는 훨씬 더 확대될 것”이라며 “공화·민주 양당 모두 가장 원하는 예산을 챙기려다 보니 재정적자는 관심권 밖으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