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대우건설 지난해 해외플랜트 수천억 부실… 재협상 가능성 '솔솔'

2018-02-07 18:45
'2017년 연간 경영실적 공시' 영업이익은 4373억원 흑자전환

대우건설 본사 전경.[사진=김충범 기자]


대우건설이 작년 4분기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수 천억원 가량의 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과 조만간 업무협약(MOU)을 앞둬 대규모 추가 손실이 반영된 재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7일 '2017년 연간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잠정 집계 결과(연결기준), 매출은 11조7668억원으로 2016년(11조1059억원)과 비교해 6.0%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국내에서 9조1105억원의 실적을 올렸는데 최근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해 온 주택부문이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해외 매출에서 발생했다. 이 기간 총 2조6563억원으로 파악돼 1년 사이 27% 감소했다. 대우건설 측은 "4분기에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장기주문제작 자재 손상 등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해 이의 잠재손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앞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에 대한 예비실사 과정에서 누락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에 대한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통해 대우건설이 뜻밖의 재무 위험에 노출되면서 호반건설이 본계약까지 일정대로 마칠지 고민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건축부문과 S-OIL RUC(잔사유 고도화설비) 등 국내 플랜트부문도 각각 11%, 72%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4373억원으로 46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년 대비 9045억원 증가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2644억원)도 2010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을 인수한 이후 최대 호실적을 올렸다.

신규 수주는 10조151억원으로 전년(9조7972억원) 대비 2.2% 늘었다. 국내에서만 80% 이상인 8조2334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현재 30조3744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 중이다. 올해 새로운 수주 목표를 9조3600억원, 매출 목표는 10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에도 수익률이 좋은 국내사업 매출비중이 77%대를 유지하고 베트남 하노이 THT 개발 등 매출이 증가해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