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총회로 막 오른 '평창 일정'… 남북미 3각 접촉 가능성에 촉각
2018-02-05 17:57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평창올림픽 외교무대의 막이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로 모인 20여개 국가의 정상들과 릴레이 회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외교무대에서는 북핵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 북한 고위급이 같은 기간 방한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남·북·미 3각 접촉 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132차 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 IOC가 보내준 지지와 신뢰에 감사를 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6일에 케르스티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 7일에는 줄리 파이예트 캐나다 총독,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
8일에는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단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접견하고, 9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4일 저녁 전해진 김 상임위원장의 방남 소식에 청와대는 이날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변화의 단초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헌법상 행정 수반인 김 상임위원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지금껏 방문한 북한 인사 중 최고위급"이라며 "우리는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김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따뜻하고 정중하게 맞을 것이며 남북고위급 당국자 간 대화 등 다양한 소통기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임위원장의 방남과 더불어 펜스 부통령이 이번 주 방한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남·북·미 3각 접촉'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이 만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문을 닫아놓을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펜스 부통령의 발언으로 볼 때 (북·미 대화에) 소극적이고, 지금까지 해온 압박과 제재를 계속한다는 자세에서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아 (북·미 대화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지만 닫아놓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정치적 역동성이 발휘되기를 소망한다는 정도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계기에 열리는 강릉·서울 공연을 위해 140여명으로 구성된 북측 예술단이 선발대와 본진으로 나눠 차례차례 방남하고 있다.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예술단 선발대 23명은 이날 오전 11시 28분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수속을 밟고 오후 1시 17분께 입경했다.
이들은 입경하자마자 곧장 숙소가 있는 인제 스피디움으로 이동해 짐을 풀고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에 공연할 강릉아트센터를 찾아 공연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
나머지 북측 예술단 본진은 6일 선박인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방남하겠다고 남측에 알려온 상태다. 기존에 논의된 육로 방남을 돌연 뒤집은 것이다.
북측이 선박을 이용해 방남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피격으로 2010년 단행한 5·24 조치에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24 조치는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입항을 금지한다.
이에 정부 측은 북측의 요구를 승인할 방침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5·24 조치에 예외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 제재 위반 논란과 관련, "유엔 결의 및 미국 제재의 선박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제재에 저촉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