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유상증자 통한 경영정상화 '먹구름'

2018-02-05 19:00
박차훈 회장, 전임 회장과 대척점
임기 4년…경영능력 시험대 올라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MG손해보험이 바람 앞에 등불로 전락했다. 박차훈 신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전임 신종백 회장의 치적으로 꼽히는 MG손보를 적극 돕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 신임 회장과 신 회장은 선거 전부터 티격태격 싸우며 대척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MG손보의 유상증자 얘기는 꺼내지도 못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 위치한 MG인재개발원에서 지난 2일 실시된 17대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투·개표 결과 박 이사장이 차기 중앙회장으로 당선됐다. 정식 임기는 오는 3월부터 4년 동안이다.

박 회장은 이달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 및 각 계열사의 여러 현안을 점검하고 향후 경영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계열사 MG손보의 자본 확충 문제에 대해서도 최종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MG손보는 지난 9월 말 기준 RBC(지급여력)비율 115.61%로 정기시정조치 기준인 100% 수준에 근접해 있다.

금융권에서는 박 회장이 MG손보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MG손보 인수를 주도했던 신종백 회장과 정반대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박 회장은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의 제11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20년 이상 호실적을 기록하며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는 1997년 취임 당시 총자산 146억원에 불과했던 소형금고를 지난해 말 기준 4500억원 규모(울산·경남 지역 1위)로 탈바꿈시켰다. 금고업을 통해 성공한 만큼 금고업과 연관되지 않은 사업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

실제 박 회장은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물론이고 4년 전에도 이 같은 정책으로 중앙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당시 재임을 노리던 신 회장은 '금융영토 확장'을 비전으로 제시한 반면 박 회장은 '금고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었다.

더 큰 문제는 MG손보가 향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해도 박 회장의 치적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박 회장이 MG손보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자신이 강조한 금고 경쟁력 강화 방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동안 상임이었던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이번부터 비상임으로 전환되면서 박 회장이 이전 회장만큼 권한이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중앙회장의 권한을 신용공제 대표, 지도감독이사, 전무이사 등 3명의 상근이사에게 분산토록 하고 회장직을 비상근으로 전환토록 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중앙회장이 3명의 상근이사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회장의 권한이 크게 약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과 신 회장은 이른바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 회장이 애착을 보였던 MG손보에 박 회장이 힘을 실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MG손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