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권 가상화폐 구매 금지 조치 확대...가상화폐 하락 영향에 주목

2018-02-04 15:00
JP모간·BOA·씨티그룹 등 신용카드 통한 가상화폐 구매 금지
"가격 변동성에 따른 고객 디폴트 방지...美금융권 압박도 부담"
각국 규제속 2일 시총 120조원 증발...거래 규제에 추가 하락 우려

[사진=연합/로이터]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지난주 대 폭락장을 펼친 가운데 가상화폐의 신용카드 구매를 금지시키는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인도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대형은행들도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더욱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이하 JP모건)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은 개인 및 기업에 발급한 자사 신용카드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구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JP모건이 모든 카드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단한 반면, BOA는 일단 직불카드 거래를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JP모건과 유사한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구매 금지 조치가 미국 금융권 내에서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가격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을 경우 고객들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카드 도난 등 범죄에 연루됐을 경우 가상화폐 매매로 인한 이용자의 피해 구제가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금융당국이 돈세탁 등 가상화폐 시장을 주목하는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 가상화폐 가격 조작설의 배후로 지목된 업체에 소환장을 발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JP모건 등 주요 은행들에도 가상화폐 관련 대출 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일 오전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8810달러에 머물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9000달러대가 무너지면서 매도가 이어진 데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도 줄줄이 하락하면서 이날 기준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에 1100억 달러(약 119조5150억원)가 증발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소폭 회복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말 최고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4일 오전 비트코인은 9205.32달러로 전날보다 0.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은 0.32% 빠진 957.95달러, 리플은 전날보다 1.58% 오른 0.94달러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