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사나이’ 이경훈 “PGA투어 진출 도전 계속된다”

2018-02-01 11:33

[사진=KPGA 제공]

‘한국오픈 사나이’ 이경훈(CJ대한통운)이 정상에 서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PGA투어의 2부 투어 격인 웹닷컴투어에서 올해로 3년째 활약 중인 이경훈의 이름이 알려진 건 2010년부터다. 2009년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경훈은 2010년 국가대표에서 탈락하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시안게임 참가만을 보고 달려왔기에 실망할 법도 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욱 연습도 몰두했다. 그러자 기회가 생겼다. 마지막 1명을 뽑는 최종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그는 같은 해 일본투어 큐스쿨에 응시해 수석 합격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2012년 일본투어 데뷔 첫 시즌에 ‘나가시마 시게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프로 데뷔 첫 승을 일본에서 장식했다. 이후 이경훈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지만 두 번째 우승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던 이경훈에게 2015년 최고의 순간이 찾아왔다.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그는 그 해 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약 한 달 뒤 일본투어 ‘혼마 투어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오른 이경훈은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 안정적인 투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경훈은 돌연 미국 무대로 눈을 돌렸다. 그의 선택은 웹닷컴투어 큐스쿨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PGA투어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 투어에서 우승도 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1년이라도 빨리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골프가 잘됐던 시기였던 만큼 용기가 났다. 동료 선수들이 ‘웹닷컴투어는 코스는 물론 여러 방면에서 적응하기 힘들다.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만큼 악명 높은 곳이다’라고 말해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긴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웹닷컴투어는 미국과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을 오가면서 열린다.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문제뿐 만 아니라 숙소와 음식 등 환경적인 어려움이 많다. 이경훈 스스로도 웹닷컴투어에서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15년 웹닷컴투어 큐스쿨에 도전한 이경훈은 최종순위 8위에 오르며 2016 시즌 웹닷컴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는 2016년 웹닷컴투어 18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본선 통과에 성공했지만 상금순위 78위에 머물렀다.

PGA투어로 갈 수 있는 파이널시리즈 진출(웹닷컴투어 상금랭킹 상위 75명까지 진출)에 실패한 이경훈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한국오픈’의 출전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회 첫 날 공동 선두로 나선 이경훈은 최종라운드까지 선두를 빼앗기지 않으며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환호했다.

그는 “웹닷컴투어에서 뛰는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대회 중에는 감정 컨트롤도 안되고 무리한 경기 운영을 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을 잃곤 했는데 ‘한국오픈’ 2연패를 달성하며 PGA투어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되돌아봤다.

[2016 한국오픈 우승 당시 이경훈. 사진=KPGA 제공]


대회 종료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이경훈은 2016년 웹닷컴투어 큐스쿨에 응시했다. 최종 순위 공동 14위에 오른 그는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웹닷컴투어에서 활약했고 최종 상금순위 47위에 올랐다. 파이널시리즈에는 진출했지만 파이널시리즈에서 상금랭킹 50위에 머문 그는 다시 한 번 PGA투어로 갈 수 있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총 4개의 파이널시리즈에서 상금순위 상위 25명에게만 다음 시즌 PGA투어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2년 연속으로 웹닷컴투어에서 활동하면서 PGA투어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든 점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고 목표는 여전히 PGA투어를 향해 있기 때문이다. PGA투어에 진출할 때까지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그 동안 웹닷컴투어를 경험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환경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레슨이나 스윙 점검을 받기 힘든 점이었다. 핑계로 들릴 수 있으나 투어 일정과 장소 상 제약이 많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시작 전 운 좋게 훌륭한 코치를 만나 부족한 점을 보강했다. 아직 몸에 완벽하게 흡수 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국적의 크리스라는 코치를 만난 이경훈은 지난해 아쉬웠던 퍼트와 숏게임 위주의 훈련에 힘을 쏟으면서 체력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식단 조절도 병행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2018년 웹닷컴투어에서는 임성재(CJ대한통운)가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다음 시즌 PGA투어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경훈 또한 점차 좋은 모습으로 PGA투어를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

이경훈의 올해 목표는 여전히 PGA투어 카드 획득이다. 지난 2년 간 웹닷컴투어를 겪으며 아쉬웠던 점들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 그래서 그의 자신감은 그 어느 때보다 가득하다. 상승한 자신감만큼 PGA투어 진출을 향한 의지 또한 더욱 간절해진 이경훈은 “한 시즌 동안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쳐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다. 올해는 반드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