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노하우!

2018-01-25 20:39
수원시, 25일 강원국 교수 초청해 ‘91회 수원포럼’ 개최
구체적인 표현·적확한 단어·군더더기 덜어내기·단문으로 쓰기 등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했던 연설비서관은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었을까?
 

25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91회 수원포럼에서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수원시가 25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 교수를 초청해 91회 ‘수원포럼’을 개최했다. 강연 주제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였다.

강 교수는 청와대 근무 전·후에도 김우중·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고, 2013년부터는 출판사 주간으로 활동하는 등 글쓰기로만 2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글쟁이’다.

강 교수는 “이제는 읽기 듣기에서 말하기와 쓰기로 바뀌어야 한다”며 “말하기와 글쓰기는 창의와 동의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노하우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구체적인 표현, 적확한 단어 고르기, 군더더기 덜어내기, 단문으로 쓰기, 쓴 글 잘 고치기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강 교수는 “사람의 뇌는 구체적인 것에 움직인다”며 “단순히 예쁘다는 표현 대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코와 눈, 귀와 입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 “적어놓은 단어보다 더 좋은 단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대한 짧게 쓰고, 빼도 되는 것과 없어도 되는 것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텅 빈 산에 나뭇잎이 떨어지고’라는 문장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면 ‘빈 산에 잎이 지고’로 줄일 수 있다”며 “군더더기가 없어지면 문장이 운치 있어지고, 여백의 미가 생기며, 삼삼해진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써 놓은 문장을 줄이기 힘든 이유는 아까운 마음이 들기 때문”이라며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과감히 뺄 줄 알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초고는 쓰레기’라는 헤밍웨이의 표현을 인용한 강 교수는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나만의 고치기 체크리스트, 내 머릿속의 기준을 만들어 두는 것도 글 잘 쓰는 요령”이라고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말하고 글 쓰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며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많아야 하고, 늘 공부해야 하며, 지식의 영토가 넓어지면 긴 해안선이 생기게 된다”고 끊임없는 호기심과 중단 없는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2회 수원포럼은 2월 22일 윤홍균 원장의 ‘자존감 수업’이라는 주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