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와 ‘누구’의 만남…차별화일까 후발대일까

2018-01-25 15:38
업계 최초 8중 복합조건의 콘텐츠 음성검색 강점 내세워...뒤늦은 AI셋톱박스 전략화 지적도

SK브로드밴드 모델이 ‘B tv x NUGU’ 출시를 알리고 있다.[사진=SK브로드밴드]


이제 음성으로 TV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SK브로드밴드는 25일 서울 중구 퇴계로 본사 20층 대강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B tv 셋톱박스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를 결합한 일체형 AI 셋톱박스 ‘B tv x NUGU’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8중 복합 조건(인물, 국가, 장르, 연도, 화질, 가격, 최신, 관객)으로 콘텐츠 음성검색이 가능하다. 검색 결과 중에서 원하는 콘텐츠가 나올 때까지 연속으로 추가 검색을 해준다.

예를 들어 영화 제목을 잘 몰라도 음성검색 결과 중 B tv 만의 복합 조건검색과 재검색, 재정렬 기능 등을 활용해 고객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가장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UHD 화질의 미국 액션 영화를 찾아줘”로 검색한 다음, “저 중에서 무료 영화만 찾아줘”라고 추가검색도 가능하다.

또한 △장르별 채널 검색 △4개 채널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멀티뷰 △2개 채널을 큰 화면과 작은 화면으로 동시에 시청하는 PIP(Picture In Picture) 기능도 지원한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콘텐츠 검색 결과에서 재검색, 재정렬까지 실행하는 고도화된 검색은 오직 ‘B tv x NUGU’에서만 가능하다”며 “지금까지 나온 인공지능 기반 유료방송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B tv x NUGU’는 집안 스위치,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스마트 기기를 모니터링하고 작동할 수 있는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 누구가 제공중인 음악, 라디오, 배달주문, 쇼핑, 날씨알림 등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고품질의 아스텔앤컨(Astell&Kern) 스피커도 갖췄다.

SK브로드밴드는 향후 아파트 관리비 조회와 같은 생활편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에는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용 리모콘도 내놓을 계획이다.

사측은 향후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외부사업자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 부문장은 “SK전체가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각기 서비스를 보다 밀결합해서 진화를 위한 관점에서라면 얼마든지 다른 업체와의 협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이미 AI 스피커 누구를 내놓은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가 IPTV 사용환경에 맞춘 AI 셋톱박스를 출시한 것은, 결국 AI디바이스 경쟁이 셋톱박스 트렌드로 흐른다는 것을 뒤늦게 수용했다는 지적도 따른다. 기존 누구를 구매했던 고객 입장에서는, SK 브랜드의 AI기기가 원스톱 패키지 솔루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AI 셋톱박스 출시가 기존 계획보다 1개월여 지연된 것도, 서비스 완성도를 최대한 높여 이러한 부정적 잣대를 넘겠다는 내부 고심이 엿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 UNIT장은 “이번 신규 셋톱박스는 스피커의 강점과 TV의 강점을 합쳤다는 점에서, 고객의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측면으로 바라봐 주셨음 한다”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POC(서비스 접점 채널)를 확장해가며 서비스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겠다”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