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前대통령 항소심 유죄 판결에 브라질 증시 환호
2018-01-25 11:00
올해 10월 대선 출마 의향을 밝혔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 전 브라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열린 항소심에서도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좌파 포퓰리즘 후보의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지면서 브라질 증시는 24일 3% 이상 뛰었다.
CNN과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 알레그리 시의 지역 연방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 판사 3명은 만장일치로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부패 및 돈세탁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형량은 1심의 9년 6개월에서 12년 1개월로 더 늘어났다.
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이 사기와 횡령 계획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라면서 이것이 브라질 전체 정치 체제를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24일 브라질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보베스파지수는 3.7% 뛴 83,680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 역시 달러 대비 1.7%나 오르면서 3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투자자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룰라 전 대통령이 브라질의 경제 위기를 불러온 포퓰리즘 정책을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여전히 저소득층 사이에서는 그의 정책을 원하는 여론이 높다.
미셸 테메르 현 대통령은 지지율이 5% 수준으로 바닥이라 10월 치러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36%로 1위를 달리면서 2위인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볼소나로를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브라질의 현대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중도 좌파나 중도 우파에서 눈에 띄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니엘 셰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FT) 인터뷰에서 "시장이 브라질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10월에 신뢰할 수 있는 개혁 지향적 정부가 출범하지 못할 경우 시장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