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신건강 논란 속 백악관 주치의 "트럼프 정신 이상무"

2018-01-17 14:53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건강은 “대단히 양호하다”고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주치의가 밝혔다.

취임 1주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이상설이 최근 다시 불거진 가운데 백악관 주치의 로니 잭슨 박사는 취임 후 처음 실시한 트럼프 건강검진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더힐 등 현지 주요 매체가 보도했다. 

◆ "트럼프 정신건강 이상무" 

2013년부터 백악관 주치의로 있는 잭슨 박사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12일 건강검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실시한 인지능력 평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0점 만점에 30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나 치매의 징후를 찾는 인지능력 평가에는 동물의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말하고 손으로 시곗바늘을 그리고 단어 몇 개를 암기하는 문항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잭슨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지·사고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잭슨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콜레스테롤 수치가 무척 높지만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다면서, 현 289파운드(약 108㎏)의 몸무게를 10~15파운드가량 감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킨,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와 콜라를 즐겨 먹으며 골프를 치긴 하지만 매일 꾸준한 운동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대통령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이례적으로 높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취임 후 계속 제기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만 70세의 나이로 취임해 역대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충동적인 발언과 오락가락하는 행보가 잇따르자 손으로 물을 마시거나 연설 중 발음을 틀리는 사소한 행동에도 건강이상설이 돌았다. 

최근에는 ‘트럼프 이너서클‘의 내막을 폭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화염과 분노‘에서 정신건강 의혹이 제기되어 워싱턴이 술렁였다. 렉스 틸러슨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등이 나서서 이를 반박했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주에는 미국 정신건강 전문가 70여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능력 진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 정신건강 논란 부추긴 '막말' 퍼레이드

대선 기간부터 계속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은 정신이상 논란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위치에서 충동적이고 상식을 뛰어넘는 발언들을 쏟아내는 트럼프의 모습에 보는 보는 이들은 경악했고 이는 정신적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공식적인 공보체계를 거치지 않고 개인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즉흥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전달해 그 후폭풍은 더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북한과 ‘핵버튼’을 두고 경쟁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아 CNN으로부터 ‘광기(madness)’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폭풍 트윗을 통해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나는 그(김정은)가 가진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한 핵버튼이 있다.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응수했다. CNN은 “독일, 중국 등 외국 지도자가 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라. 다들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일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최근에는 ‘거지소굴’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WP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다카)을 논의하기 위한 백악관 회동에서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shithole) 같은 나라에서 오는 모든 사람을 받아줘야 하느냐”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내외적으로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며 부인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보이콧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통신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을 인용, 취임 후 1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이 3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주간 지지율은 38% 수준이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았던 주간 지지율은 45%에 그쳤다. 

매체는 미국의 경제 호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분열적인 인물로 여기고 그의 직무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