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지소굴' 발언에 들끓는 아프리카, "취소하고 사과하라"
2018-01-13 21:56
유엔 주재 아프리카 대사 성명 "충격적, 사과하라"
비난 쇄도에 트럼프 "나에 의해 사용된 단어 아냐"
비난 쇄도에 트럼프 "나에 의해 사용된 단어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지소굴' 망언에 아프리카가 들썩이고 있다.
유엔 주재 아프리카 각국 대사들이 12일 "미국 대통령은 파격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고 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54개국 아프리카 유엔 주재 대사로 구성된 아프리카그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아프리카 대륙과 피부색 등을 비하하는 경향이 지속·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앞서 범아프리카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도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 보츠와나, 세네갈 등은 미국 대사를 초치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문제의 발언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화·민주당 의원과 이민개혁 해법을 논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열린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회의에서 아이티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에서 오는 사람을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고 이것이 알려지면서 대내외적 비난이 쇄도했다.
미국 민주·공화당 내부는 물론 유엔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NOHCHR)은 12일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이라며 "유감이지만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내가 사용한 언어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회의에서 내가 사용했다는 언어는 거칠다"면서 "하지만 (나에 의해) 사용된 언어가 아니며 정말 거친 것은 기이한 의원들의 다카에 대한 제안과 후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