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핀테크 강국 중국, 신용조회 시장에도 손짓
2018-01-16 07:22
인민은행, 이달초 인터넷 금융 신용조회업체 바이싱 업무신청 접수
즈마신용 등 8개 시범업체 경합 끝 '연합'형 등장
제3자결제, P2P 대출 등 중국 핀테크 시장 급성장이 배경
즈마신용 등 8개 시범업체 경합 끝 '연합'형 등장
제3자결제, P2P 대출 등 중국 핀테크 시장 급성장이 배경
제조업 대국에서 강국, 첨단기술 강국 도약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이 인터넷 금융시장에서도 확실한 승기를 잡고자 꿈틀대고 있다. 모바일 결제, 인터넷 대출 등 핀테크 산업이 급성장하고 관련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감독하기 위한 수단 마련에도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 인터넷 금융 신용조회 '연합' 곧 등장
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은 인터넷 금융 개인신용정보 조회업체의 탄생이 예고됐다. 이달 초 중국 인민은행은 공시를 통해 바이싱(百行)신용조회유한공사의 업무허가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8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3년여의 진통 끝에 나온 결과물은 연합 형태가 됐다.
개인신용정보조회 체계가 없어 현금 거래에서 신용카드가 아닌 모바일 거래 단계로 뛴 중국에 이제와 신용조회업체가 등장하게 된 것은 그만큼 중국 핀테크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며 몸집을 키웠다는 방증이다. 모바일 결제, P2P 대출 등 분야가 세분화되고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개인신용정보를 통한 안전하고 원활한 거래의 중요성이 커졌다. 무분별한 팽창으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관리·감독 수단으로의 활약도 기대된다.
바이싱신용 지분은 중국인터넷금융협회와 시범사업자 8개 업체가 나눠 가질 예정이다. 협회 지분이 36%로 알리바바의 금융전담 관계사 앤트파이낸셜(螞蟻金服·마이진푸) 산하의 즈마(芝麻)신용, 텐센트신용, 선전첸하이(前海)신용, 펑위안(鵬元)신용, 중청신(中誠信)신용, 카오라(考拉)신용, 중즈청(中智誠)신용, 베이징화다오(華道)신용 등 8개업체가 각각 평균 8%씩 지분을 확보한다.
지난 3년간 8개 시범업체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 어떤 기업도 인민은행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15년 인민은행은 8개업체를 대상으로 종합서비스, 조직구조, 내부통제 시스템, 기술체계 등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고 정보수집 및 서비스의 적법성 검증에 나섰다.
하지만 기준에 부합하는 업체는 없었다. 뒤늦게 알려진 바에 따르면 2년 여의 조사작업을 거친 인민은행이 지난해 8개 업체에 모두에 공문을 보내 "신용조회의 기본이념과 원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심지어 법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자격미달’을 통보했다.
또, 각 기관이 제대로 된 신용정보와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각자 수집한 제한된 정보로 각기 다른 신용 등급을 매겨 서비스에 활용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불법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중국 대형 인터넷 대출업체의 한 임원은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개인 신용조회 업체는 공익성과 독립성, 중립성을 유지하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고객에 신용대출을 제공하려면 인민은행에 건당 20위안의 수수료를 내고 신용조회를 신청해야해 번거롭고 부담이 컸지만 바이싱신용이 등장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관리가 가능해 정확성과 공신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잠재력도 막대하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금융의 핵심은 자금융통으로 조달효율과 통제력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신용정보다. 결국 핀테크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신용조회 수요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시장정보업체 이관(易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개인신용조회 시장 규모는 약 47억9000만 위안으로 추정되며 2019년 두 배를 웃도는 100억 위안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 핀테크 강국으로 ‘쑥쑥’ 크는 중국
첨단 강국으로 부상을 노리고 있는 중국은 핀테크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의 보급과 함께 전자결제 시장이 커지고 이와 함께 P2P 대출, 인터넷 은행 등 인터넷 금융업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핀테크' 대국이자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추세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분야가 제3자 결제서비스다.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와 그 뒤를 쫓고있는 위챗(微信·웨이신)기반의 위챗페이를 필두로 지난 2016년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58조8000억 위안에 육박했다. 모바일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모바일 쇼핑, 계좌이체, 통신요금 납부, 재테크 등 다양한 금융거래가 일상화된 영향이다.
전자상거래와 O2O(온·오프라인 통합) 시장 확대도 모바일 결제 및 인터넷 금융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힘을 보탰다. 이는 다시 개인, 중소기업에 소액의 대출을 제공하는 P2P 등 온라인 대출시장 발전을 촉진하고 다시 인터넷 금융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는 물론 인터넷 은행인 마이뱅크, 바이싱신용조회 지분을 확보한 즈마신용,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餘額寶) 등 재테크 상품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중국 대표 인터넷 금융업체다. 텐센트도 위쳇페이, 인터넷 은행 위뱅크로 시장 확대를 모색 중으로 최근에는 자회사인 텅안펀드가 제3자 펀드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해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7 중국 50대 우수 핀테크 기업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기업으로는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바이두금융, 텐센트의 위뱅크, 징둥상청의 JD금융, 중국 최대 P2P업체인 루팩스(陸金所), P2P업체 이런다이(宜人貸), 중국 대표 가상화폐인 네오(NEO)로 유명한 블록체인업체 온체인(Onchain)등이 있다.
KPMG는 중국 핀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빅데이터, 신용대출, 소비 및 인터넷 금융서비스, 전자결제 업체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핀테크 시장과 기업의 빠른 성장세에 미국마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현금없는 사회의 도래'를 1면 톱기사로 올리고 "2016년 미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1120억 달러에 그친 데 반해 중국의 모바일 결제액은 9조 달러에 육박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최근 미국 당국이 앤트파이낸셜의 머니그램 인수에 제동을 건 것에서 미국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다며 이미 중국을 따라오기 어렵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공지능(AI) 기술 및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 금융업에도 AI를 적극 활용해 최대 수혜국이자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빅데이터, AI 육성정책과 함께 '빅데이터+AI+금융'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
중국의 핀테크 시장 잠재력도 막강하다. 일단 13억5000만의 인구와 7억2400만명의 모바일 네티즌이 있다. 중산층이 급증하고 소비형 신용대출 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금융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앞으로 중국의 소비형 대출 시장은 연평균 28%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신용대출 서비스 이용 고객도 전체 인구의 13%에 달한다. 오는 2020년 중국 온라인 대출 시장 규모는 40조 위안을 넘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