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대만독립 지지로 낙인 찍힌 ‘황제의 딸’?

2018-01-08 14:36
린신루 제작·주연 드라마 '마이디어보이', 방영 2회만에 돌연 중단
대만 당국으로부터 7억원 지원받아 제작된 게 문제돼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에서 공주 역할로 출연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대만 여배우 린신루(林心如)가 대만독립 지지 의혹에 휩싸였다.

8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둥성 신문출판광전국(이하 광전국)은 린신루가 직접 제작·출연한 드라마 ‘마이디어보이(我的男孩)’가 대만 문화부로부터 2000만 대만달러(약 7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제작됐다며 대만독립 지지와 관련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접수한 광둥성 광전국은 ‘마이보이’에 대한 검열을 진행한 후 중국 인터넷동영상 사이트 텐센트 비디오에서 해당 드라마 방영을 금지시켰다. 총 20부작의 드라마는 중국에서 방영 2회만에 결국 조기 ‘종영’됐다.

대만독립 지지 의혹에 휩싸인 드라마 '마이디어보이'. 


'마이디어보이'는 나쁜남자로 실연의 아픔을 겪은 여주인공이 결국엔 좋은 인연을 만나 용기를 내어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내용을 그린 트렌디 드라마다. 드라마 내용은 대만 독립과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대만문화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게 중국서 문제가 됐다. 

대만문화부 현행 규정에 따르면 당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드라마는 반드시 ‘자국어(대만어)’ 발음을 위주로 하고, 해외 시상식에 참여할 때 ‘중화민국’ 혹은 ‘대만’ 소속으로 출품해야 한다. 또 드라마의 모든 장면은 대만 내에서만 촬영해 완성해야 하고, 중국 대륙 등 해외에서 촬영할 수 없다. 이밖에 드라마는 대만문화부의 홍보활동에 무조건 협조해야 한다.

린신루 공작실 반박 성명 발표.



린신루 공작실 측은 7일 저녁 성명을 발표해 "대만독립 관련 의혹은 악의적인 소문이고 비방”이라며 “양안간 평화와 우호 발전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작실 측은 당국의 자금 지원은 대만 GTV 방송국 측에서 받은 것으로, 린신루 개인과 연관지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대만에서 제작된 대부분의 드라마가 당국의 자금지원을 받았지만 대만 독립 행위와 연관된 적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베이징의 전문 로펌에 의뢰해 이번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대만의 중국담당 주무부처인 대륙위원회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치적 요소가 양안간 예술문화 영화교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륙과 대만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해온 린신루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몰이했던 중국 대륙드라마 '황제의딸'에서 자미공주 역을 열연한 바 있다. 

중화권 연예계에서는 ‘하나의 중국’, ‘대만 독립’ 등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다.  지난 2016년 1월엔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들고 등장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인 게 대표적이다. 당시 중국 대륙에서 쯔위가 대만독립 세력이라며 누리꾼의 분노가 확산됐고, 쯔위는 이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사과 동영상을 올려야만 했다.

반면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대만 출신 멤버 라이관린(賴冠霖)은 지난해 8월 자신을 '중국 대만' 출신으로 소개해 대만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