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천만돌파③] 원작과 오리지널리티 사이…'호불호' 어떻게 잡았나

2018-01-04 14:01

영화 '신과 함께'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등장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 원작과 더불어 국내 최초 1부, 2부 동시 촬영 그리고 그린 매트 촬영까지. 그간 국내 영화계에서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에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것. 2018년을 화려하게 시작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지난해 12월 20일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은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획부터 촬영까지 장장 6년이란 시간을 투자한 영화다.

사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여러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작품이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부, 2부를 동시에 연출했고 사후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의 80%가량을 그린 매트에서 촬영했다. 거기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것은 감독에게도 원작 팬들에게도 불안 요소 중 하나였을 터. 설상가상 예고편이 공개된 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처참했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뒤 반응은 180도 달라졌다. 우려가 만족감으로 뒤바뀐 것이다. 가장 걱정이 많았던 CG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 할리우드 영화 버금가는 볼거리를 제공했고 원작의 큰 드라마 줄기를 이어가되 한국의 보편적 정서를 보강해 관객들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거기에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와 오달수, 도경수, 이정재, 김하늘 등 믿고 보는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해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끌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영화의 호오(好惡) 역시 분명했다. 앞서 언급한 오리지널리티였다. 김 감독은 오랜 시간 연재해 방대한 서사를 가진 영화를 스크린에 함축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축소하고 압축시키기에 이른다. 웹툰 원작 작가인 주호민이 언급했듯 “웹툰은 한국의 신화를 조렸고 영화는 그것을 더욱 조려 엑기스만 모아둔” 셈. 하지만 원작을 보지 못한 영화 팬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추세다.

영화 ‘신과함께-죄와벌’ 측은 영화의 천만 관객 동원 이유에 관해 “타 작품들보다 대상층이 넓었던 점”을 꼽았다.

관계자는 “10대·20대 관객의 경우 영화의 구성을 흥미롭게 보고 7개의 지옥을 클리어 하는 과정을 재밌게 생각하더라. 젊은 관객들이 좋아할 거로 생각했는데 이들이 부모님 세대와 함께 영화를 보고 싶어 하면서 50·60대까지 관람층이 넓어졌다. 영화가 가진 기본적 정서나 드라마가 따듯해서 10대부터 60대 관객까지 아우르는 것이 흥행의 요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장 우려되었던 원작 팬과 새로 유입될 관객 팬 사이의 조율에 관해서도 물었다. 관계자는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영화를 보고 원작 팬들이 구성과 디테일이 바뀔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고 답했다.

이어 관계자는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2시간으로 압축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요소가 바뀌었다. 완성된 영화(원작과 영화 오리지널리티 사이의 호오)를 마케팅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다. 예고편은 짧으니 내용이 다 담기지 않아 더욱 걱정이 크셨을 텐데 2시간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다들 (이야기가 달라진 것을) 받아들여 주는 것 같더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함께’의 향후 방향성은 어떻게 흘러갈까? 영화 홍보사 측은 1편을 발판 삼아 2편을 통해 더욱 편안한 관객 유입이 유연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관계자는 “1편은 관객들이 알고 가야 할 정보들이 많았다. 삼차사의 역할이나 지옥의 구성 등이 그렇다. 기본적 정보들을 알려주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2편은 정보들을 기본 베이스로 삼아 더 재밌는 유머 코드와 드라마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은 오전 12시 누적 관객수 1000만 198명을 달성, 개봉 16일 만에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