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키타바타 히데유키 대표 "내년 니콘 재도약 원년, 한국의 속도감·역동성 카메라시장 부활 이끌 것"

2017-12-29 06:00
카메라 시장 수요 증가세... 개별고객 대상 원투원 마케팅 강화
반응 빠른 한국, 최적의 테스트베드... 내년 광학기술 바탕 사업 다각화

키타바타 히데유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변화가 빠른 한국은 가장 먼저 카메라 시장이 축소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카메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고, 한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 반등 역시 가장 빠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내 니콘이미징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키타바타 히데유키 대표는 한국시장에 대해 자신감이 가득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키타바타 대표는 일본 니콘에서 26년, 중국 지사에서 5년을 보내고 지난해 3월 니콘이미징코리아에 부임해, 2년째 한국 니콘을 이끌고 있다.

◆ “최악은 끝났다··· 한국 시장 빠르게 반등할 것”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급격히 축소됐다. 특히 일명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의 판매가 급감했다. 키타바타 대표는 "전성기와 비교해 콤팩트 카메라의 경우 매출이 7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미국·유럽 등보다 가장 빠르게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해 작년에 바닥을 찍었다"면서도 "최근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을 공유하는 문화가 발달하고, 사진을 전문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 반등 역시 가장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타바타 대표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마케팅 방식을 적극 변화시키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던 마케팅을, 개별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원투원' 방식으로 전환했다.

고객을 만나 직접 사진 기술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인 '니콘스쿨'은 그가 취임하기 전 기존 1곳에서 취임 후 7곳으로 확대됐다. 연간 횟수는 지난해 4~12월 180회에서 올해 같은기간 약 400회로 늘었다. 이외에도 키타바타 대표는 다양한 포토콘테스트, 함께 사진을 찍으러 떠나는 출사 이벤트, 프로 사진작가로 성장할 전국 17개의 사진학과 유망주들을 위한 지원 활동 등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고객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프로가 될 유망주들을 지원하는 활동 등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한국의 사진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 한국의 속도감, 부담에서 매력으로
키타바타 대표는 한국 시장만의 특징도 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는 국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속도감'을 꼽았다.

키타바타 대표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시장에 정착하는데 평균 3년이 걸렸다"며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결과가 도출돼 마치 성적표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취임 당시를 회상했다.

초기에는 빠른 피드백이 부담감으로 작용했지만, 이제 그는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스피드를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레이저 거리 측정기 '쿨샷 80i VR'을 예로 들었다. 키타바타 대표는 "한국의 경우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하자마자 1년 사이 제품 매출액이 2.7배 상승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입소문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키타바타 대표는 "한국은 정보교류가 활발하고, 소비자 반응이 빨라 테스트베드로 삼기 최적의 나라"라며 "지난 8월 출시한 D850 카메라는 한국에서 거래처,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에 맞춰 생산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실제 D850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예약 구매를 해야 할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니콘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고해상도 FX포맷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다.

키타바타 사장은 "D850을 필두로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프로 작가나 사진 애호가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업계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니콘은 전문가용 카메라와 더불어 일반 대중을 위한 '색다른' 카메라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360도 촬영이 가능한 액션카메라 '키미션', 광학 83배 줌 렌즈로 달 표면까지 관찰가능한 'COOLPIX(쿨픽스) P900S', 어린이용 방수 콤팩트 카메라 'COOLPIX W100' 등이 그 예다.

키타바타 대표는 "고부가가치 제품과 색다른 콘셉트의 카메라를 함께 선보여 내년을 재도약을 향한 원년으로 삼고 싶다"며 "이를 위한 준비는 이미 마쳤다"고 말했다.
 

키타바타 히데유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100주년 니콘, "사업다각화 나선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니콘의 원동력으로 키타바타 대표는 '기술력'과 '진정성'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100년간 존속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니콘은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고객과 소통하려는 진정성을 기반으로 그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선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최근에는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나 소비자 지향의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포착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니콘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맞춰 주 성장 동력인 영상 사업을 비롯해 반도체, 액정 노광 장비 등 기존 주요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보유한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기업과의 합병 등을 통해 의료기기·산업기기·측정기기·정밀기기 분야에 도전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니콘 100년, 기술력 있기에 가능했다"
키타바타 히데유키 대표는 1985년 니콘 코퍼레이션의 전신인 일본광학공업에 입사한 이래 니콘 재팬 사업 전략 본부장과 니콘 차이나 부사장 및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약 33년을 니콘과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그가 직장생활을 처음부터 니콘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일본 유수의 기업에 몸담고 있던 그는 현재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니콘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를 반하게 한 니콘의 미래는 독자적인 기술력에 있었다.

키타바타 대표는 “제가 직접 제조 기술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영업·마케팅을 해나가는 데 있어 회사 자체의 폭넓은 기술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니콘이 100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러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한국에서도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장선에서 키타바타 대표의 경영철학도 영속성의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회사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기술력도 사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무리한 매출 성장보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존속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회사가 존재해야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기여 역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러한 경영철학이 직원들의 공감을 받으며, 한국 니콘의 사내 분위기는 더욱 단단해졌다.

결국 조직 영속성의 근간에는 임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그는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카메라를 직접적으로 접하지 않는 재무·회계·경영관리·총무 분야 등의 전 사원들이 카메라를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한국 니콘은 자사의 카메라를 직원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거나 각종 출사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외에도 키타바타 대표는 일본·중국 등에서 일했던 경험을 마케팅에 적극 적용해 나가고 있다. 그는 "일본과 중국 등에 살았던 경험은 특유의 친화력과 문화 이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협력사나 직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는 키타바타 대표는 중국에서 활동할 당시 56개 소수민족의 특성을 알기 위해 그들의 역사를 적극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역의 특색을 알 수 있는 서적들을 읽으며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새해 니콘뿐만 아니라 국내 업계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키타바타 히데유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