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경방] 경제 전문가 "세계 경제 흐름세와 비슷… 내년 성장률 3% 밑돌 것"
2017-12-17 14:43
美 금리 인상·부동산 경기 냉각 등 성장세 걸림도 많아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금리 인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비롯해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경기 냉각 등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일재 LG경제연구원장은 "내년에도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와 비슷하게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의 3.1% 성장 전망보다는 조금 낮은 2.8%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제의 개선 추세를 전반적으로 견실하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내년은 올해만큼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높지 않은 데다 기업 투자도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수출 호조세가 반도체 종목 약진에 따른 수혜로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 언제든 과거 저성장 늪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내 경제는 하방 리스크 확대 등으로 2% 중반 수준의 경제 성장률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각종 외부적 요인의 의존도가 높고 하방 리스크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특히 민간소비가 호조세를 보이는 반면 건설투자 부문은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소비는 소비 심리 개선, 정부의 일자리 중심 정책 기조 등으로 긍정적이나 건설투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재현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 일자리 중심 정책 기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소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건물 착공면적 감소, SOC 예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설비투자는 올해 급증해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낮아지겠으나 IT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명기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한 정부 대책 효과로 건설 경기는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에 대한 전망을 엇갈렸다.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과 과도한 반도체 의존 비중으로 부정적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세계교역 회복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신흥국에서 자본유출 등 금융 불안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신흥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 10월까지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6.9%로 신흥국 경제가 위축될 경우 우리 수출도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와 달리 내년엔 반도체 수요와 가격 상승세가 줄어들면서 올해 만큼 수출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내년 아시아·미국·유럽 등의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한 세계 경기회복에 힘입어 글로벌 교역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무역 규모는 올해보다 5%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