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리커창 총리 면담…"한·중 경제 채널 재가동" 사드보복 철회 '공식화'

2017-12-15 23:05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서 회담…지난 11월 필리핀 이어 두 번째
문 대통령 "사드로 위축된 기업·경제 회복 독려해달라"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1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열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갈등을 빚었던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정상화하는데 전격 합의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 회담에서 한중 관계의 회복과 미래지향적 발전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베이징 현지 브리핑을 통해서 이같이 밝혔다.

리 총리는 "한중 간 경제·무역 부처 간 소통채널이 정지된 상태임을 잘 알고 있다"며 "향후 양국 경제·무역 부처 간 채널을 재가동하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이어져 온 중국의 '보복 철회'를 사실상 공식화한 셈이다. 양국 정부당국간 관계 정상화는 물론 그동안 위축됐던 경제·교역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문 대통령님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협력사업이 재가동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잠재력이 큰 경제·무역·에너지·보건 등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후속 사업의 충실한 이행이며,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분야가 많다"며 "비록 중국 정부가 관여하지는 않았다 해도 사드로 인해 위축된 기업과 경제 분야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리 총리께서 적극적으로 독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리 총리는 "일부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나 투자환경이 악화한 것은 아니며, 중한 관계가 발전하면 한국 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 총리는 "한국은 내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중국은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며 "한국의 동계올림픽 조직 경험을 중국이 배울 것이며 이 기간에 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고 관광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과 2022년을 양국 상호 방문의 해로 지정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리 총리는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 미세먼지 공동저감 ▲ 의료협력 및 서해 수산자원 보호 ▲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 인적 교류 및 문화교류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제안했고 리 총리는 이 제안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한 간 근본적 이해충돌이 없으며 양국 강점을 살려 상호 보완적 협력으로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 협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희망했고, 리 총리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리 총리는 "어제 문 대통령께서 시 주석과 회동했고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중한 양국은 민감문제를 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저는 중한 관계의 미래를 확신한다"며 "양국은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드보복 철회'의 거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경제 제재가 공식화하면서 한중간 협력관계는 다른 분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리 총리는 "잠재력이 큰 경제·무역·에너지·보건 등 분야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이보다 중요한 것은 후속 사업의 충실한 이행이며 많은 분야에서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해 양국 간 교류·협력에 속도가 붙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