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선언 폐기하라" 아프리카·아시아로 번지는 분노…니키 헤일리 "트럼프 국민 뜻 따른 것"
2017-12-11 11: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 후폭풍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에서 시작된 시위는 전세계 이슬람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는 이번 조치가 미국 국민들의 뜻을 대변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하고 나섰지만, 국제 여론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는 시위가 중동을 넘어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레바논을 비롯해 모로코, 요르단, 터키,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주요 이슬람 국가에서는 반미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레바논에 모인 대규모 시위대는 트럼프 모양의 인형을 태우거나,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비난했다. 아프리카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는 정부 관계자들부터 야당 소속 정치인들, 종교계 보수 인사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나섰으며, 시위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면서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주말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적극 두둔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10일 CNN 방송에 출연한 헤일리 대사는 전임 대통령들이 대선 때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정작 당선되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따랐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한 지난 6일 이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등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