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②] 윤현민 “아직도 야구 중계 보면 심장이 뛰어…머무르지 않고 전진 할게요”

2017-12-07 07:28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어릴적부터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윤현민. 그의 인생은 야구 뿐이었다. 그러나 지독한 부상으로 그토록 사랑했던 야구 배트를 내려놓고 배우로 새로운 길을 택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발걸음이었을 거다.

윤힌면은 “10대 때는 내내 숙소 생활만 했다. 그땐 오로지 야구만 했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기 때문이다”라며 “제 인생에서 야구는 첫 번째로 한 가장 큰 실패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중‧고등학교 때는 운도 좋았고 몸도 건강했고 최고란 소리를 듣고 프로 구단에 입단했다. 그러나 막상 프로 무대에 가보니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점점 제 자신이 움츠려 들더라. 그러면서 부상이 찾아오고, 그 부상이 악화되고 부상을 이겨낼 정신력이 없었다. 그러고 나서 관두게 됐다. 배우를 위해 관둔 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우연히 찾아봤던 연극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던 것. 그는 “연극을 한 번 보러 갔었는데 그 잔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더라. 그때 뮤지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턱대고 시작했다”면서도 “사실은 막막했다. 야구를 관뒀으니 연봉도 없고 집에 손 벌리기도 쑥스럽고 못하겠더라. 그때 아르바이트 하면서 연기 수업을 받았다. 서른이 넘어가다보니 뭔지 알겠더라. 너무 욕심을 부렸고 목표만 높게 잡았던 것 같다. 그래서 주눅이 들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자신의 상상 이상으로 그는 안정적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더불어 연기력과 인기까지 덤으로 가져가고 있으니, 제2의 인생을 선택한 것 치고는 꽤 멋지지 않은가.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윤현민은 “사실 저는 서른이나 마흔 쯤 됐을 때 이름을 알려야겠단 생각을 했다. 반짝이는 톱스타가 되는 게 꿈이 아닌, 인기 있는 유명 연예인이 되는 것도 꿈이 아니었다. 야구를 오래 했으니 하기로 한 직업은 평생 직업이 됐으면 하겠단 생각이었다. 그 기준점을 뒀을 때는 가고 있는 길이 생각보다 빨리 가고 있더라”며 “어느 누구는 이제야 빛을 발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시고, 또 어떤 분들은 빨리 올라간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빨리 가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는 감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야구를 그만 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었을까. 그는 “사실 아직도 야구 중계를 보면 심장이 뛴다. ‘내가 저 그라운드에서 한 번 휘저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배우라는 직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 야구를 그만 둔 것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고백했다.

배우로서 자리를 잡은 그지만, 야구를 그만둔 초반엔 오랜 기간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는 “야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는 큰 불효를 한 것 같았다. 제 뒷바라지를 오래 하시다가 프로구단에 어렵게 들어갔는데 오래 선수생활 안 하고 관둔다고 했을 때는 기도 안 찬다 생각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야구를 하다가 더 힘든 생활을 겪었을 생각을 하면 뜨끔하더라. 우리 집안에 짐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또 다행인 것 같다”라며 “지금은 부모님께서 굉장히 좋아하신다. 처음 공연에 초대하셨을 때도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고 웃었다.

원래 성격이 “사실 야구 할 때도 공에 집중하듯이 작품 할 때도 집중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집에서 독립을 한 이유도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다”며 “할 때는 이것에 집중하고 몰입하려고 한 것 같다. 그렇게라도 집중하려는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현민은 여유 시간에 주로 여행을 즐긴다고 했다. 특히 가장 절친한 배우 정경호를 언급하며 함께 여행간 추억을 풀어놓기도 했다. 그는 “여행하는 걸 좋아한다. 길게 갔다 오는 걸 좋아했다. 예전엔 더 많이 어렸을 때는 쉴 때는 친구들 만나서 술 마시는 게 낙이었는데 지금은 주량도 많이 줄었고 다음날 숙취도 너무 심해서 그런 자리는 자제하게 되더라. 차라리 여행가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재밌더라”며 “과거 정경호 형과 배낭여행으로 스페인에 한 달 동안 갔다 왔는데 되게 좋았었다. 건물들 모두 ‘우와’ 소리 밖에 안 나오더라. 거기엔 건축물이 너무 멋져서 좋았다”고 말햇다. 그러면서 “경호 형과 제일 친하다. 형과 함께 있으면 연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호 형과 여행을 여러번 다녔지만 경호 형과 여행 가면 힘든 점이 있다. 형은 여행지에 가서도 새벽 6시에 깬다. 그리고 조깅을 하고 온다. 사실 저는 여행가서는 일찍 일어나고 싶지 않은데 형은 정말 대단하다”고 웃었다.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윤현민은 이제 많은 감독들이 찾는 배우로 성장했다. 자신을 찾는 이유에 대해 그는 “많은 감독님들께서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시더라. 그러나 제게는 열심히 한다는 건 칭찬이 아니다. 열심히 하는 건 다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며 “결과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매 작품 열심히 하는 모습을 관계자 분들이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앞으로도 작품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는 윤현민은 “쉬지 않다보니 생기는 좋은 점이 많지만 안 좋은 단점들도 있다. 그 중에 ‘익숙함’이 가장 무서운 것 아니냐. 그래서 제가 익숙해지면 새로운 걸 시도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면서도 “이번에 청룡영화제 진선규 선배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선배님의 말씀과 눈물을 보면서 그 분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느껴졌다. 그런 순수함과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용기와 솔직할 수 있는 게 정말 충격이었다. 그래서 드라마 끝나고 쉬면서 팬 분들에게 받았던 책과, 어릴 적에 공부했던 연기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공부를 해야 되겠더라. 다시 한 번 다잡아야 될 때인 것 같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듯 다음 작품도 운이 좋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이 뒷받침 돼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예전에 공부했던 연기책을 다시 한 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잘나가는 야구선수에서 배우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했던 과거를 되돌아본 그는 “그 순간이 20대 중반에 왔었다. 그 뒤로는 오지 않았던 순간이었다. 한 번은 30대에 그런 직업에 대한 고민이 왔으면 야구 그만두지 않았을 거다. 선수생활 해보려고 재활하려고 했을 거다. 무대포였기 때문에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한 것 같기도 하다”며 “그때 생각하면 어렸기 때문에 신의 한 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이가 들고 생각이 많아지면 신중한 결정을 못하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젊었던 시기에 그런 풍파가 와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제는 대중들은 윤현민 이름에 대해 배우로서의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 그가 보여준 연기는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윤현민은 “제가 쌓아둔 목표보다는 빨리 가고 있어서 좋긴 하다. 지금처럼 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머무르지 않고 전진하지 않은 사람이고 싶다. 똑같은 연기하는 사람이기보다는 매 작품 다른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며 “‘쟤 연기 진짜 잘하지’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야구 선수로 살았던 시기보다는 연기자로 살았던 시기가 아직 짧다. 이 쪽 바닥에서 10년을 살아남아야 배우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겠냐고 경호 형과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전 아직 10년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남았다. 10년을 더 버텨보고 살아남아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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