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2018년 전략 키워드 ‘제조·혁신·환경’

2017-12-08 06:00
신경제 정책으로 제조업 업그레이드…과학기술 대규모 투자로 산업 혁신
'아름다운 중국'에 친환경산업 유망…전반적 증시 전망은 '안정 속 개선'

[그래픽=임이슬 기자]


올해를 한 달을 채 남겨놓지 않은 현재, 글로벌 대형 증권사들이 ‘2018년 중국 증시 전망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국내외 많은 증권사는 내년 중국 A주 시장이 ‘점진적 불마켓(Bull market)’ 또는 ‘온중향호(稳中向好, 안정 속 개선상태)’의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조·혁신·환경 등이 내년 중국 증시 전략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엔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지도부의 정책 추진이 본격화하고, 또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해 중국 정부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찾는데 더욱 분주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배경으로 대다수의 증권사는 정부 차원의 신(新)경제 성장 동력 모색이 제조업의 업그레이드·스마트화, 신흥산업의 지원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것이 내년 중국 증시를 이끄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2018년은 중국의 대(大)금융·대소비의 해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 기회가 포착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기술개발 발전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반도체, 통신 등 과학 산업 전체에서 혁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은 ‘혁신 주도형의 새로운 패러다임(新時代)’, ‘대국보다 강한 나라(强國)’ ‘깨끗한 환경의 아름다운 나라(美麗)’, ‘빈부격차 해소, 공동부유(共同富裕)’ 등을 강조했다.

자오상(招商)증권은 “당국은 안정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 안정을 위한 새로운 성장 포인트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소비 업그레이드·친환경 등을 새로운 성장 포인트로 꼽았다.

이어 내년 상하이(上海)종합지수 상승 구간을 10~15%로 예측하면서 △혁신 드라이브 △녹색저탄소(绿色低碳) △중·고급 소비 △금융 등을 주식 투자 전략 키워드로 제시했다.

자오상증권 투자전략팀은 “경제적 변수, 기업실적, 자본시장, 정책 환경 등을 고려해 내년 주식 투자 전략을 분석했다”며 “질적 성장에 따른 혁신기술·중고급 소비·환경보호·자금유입 등의 요소가 내년 중국 증시를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 역시 혁신과 제조를 주요 키워드로 분류하고, 실적이 좋은 우량주·성장주의 상승세가 시장을 회복세로 이끌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創業板·차이넥스트)에 분야별 대형 성장주가 집중 상장됐다는 것을 언급하며 “관련 종목에 대한 장기 투자가 증시 지수의 상승 곡선을 연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선완훙위안의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며 “2018년 중국 경제는 ‘L’자형 성장 곡선을 보이고, 기업실적·소득수준 향상이 이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5G·AI 등 신흥산업, 제조업 위주의 실물경제에 대한 더 많은 투자도 기대된다”며 “게다가 중소판·창업판이 2여년 간의 조정을 끝내고, 벨류에이션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보험료 인상에 힘입은 보험업과 부실채권 비율 하락 호재가 있는 은행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소비 수준 향상에 힘입어 의료·브랜드소비 등 관련 업종의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신(中信)증권도 첨단과학기술·신소매·5G·금융 등을 2018년 유망업종으로 분류하며 시진핑 정부의 주요 경제 개혁 정책인 △일대일로 △국유기업개혁 △공급측 개혁 추진에 따른 수혜 분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다만 공급측 개혁이 시진핑 집권 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예전만큼의 강력한 수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시장 내 공급측 개혁 관련 지수는 비교적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관련 기업의 수익 증가율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유입이 예상되는 것도 2018년 중국 A주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내년 중국 주식 시장에는 공·사모펀드 중심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그 규모가 4000억~5000억 위안(약 81조90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개인투자자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이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등 기관들의 힘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자오상증권은 “공·사모펀드, 은행자산관리품목, 사회보장성 자금, 보험기관 및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등으로부터 1조4300억 위안을 조달하고, 기업공개(IP0), 리파이낸스(refinance), IPO 보호예수 해제물량 매도 등으로 9970억 위안의 자금이 분산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내년 유입자금 증가량은 4000억 위안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의 ‘장밋빛 미래’ 전망이 개인투자자의 섣부른 투자를 부추겨 사회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양(沈陽)일보는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것이 거듭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업종별 데이터 분석, 기업 내부 벨류에이션 추산, 리스크관리 등 전문적인 분석을 한 기관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