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안 볼빅 회장 “내년엔 ‘3천만불’ 수출의 탑 도전”..고정관념 깬 무광 컬러볼 '비비드'
2017-12-05 14:46
지난해 ‘3백만불’ 이어 올해는 ‘1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한국 여자골프는 ‘대모’ 박세리 이후 박인비·박성현 등 수많은 스타를 발굴하며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골프산업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골프광이 8년째 골프 산업에 뛰어들었다. 불모지였던 국내 골프산업을 골프공 하나로 세계 시장에 당당히 내놓은 리더, 컬러공의 창시자로 불리는 문경안 볼빅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골프가 좋아 잘 되던 철강유통회사를 그만두고 제조업에 몸을 던진 골프 문화산업의 선구자다.
국내 대표 골프 브랜드 볼빅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1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3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볼빅은 특수 코팅 기술이 반영된 ‘비비드’의 수출량이 급증해 올해 ‘1천만불’ 금자탑을 세웠다.
올해 히트상품인 ‘비비드’는 볼빅의 특수 코팅 기술인 무반사 비비드 코팅으로 보다 선명하고 다양한 색상을 구현했고, 강력한 커버 내구성 실현에 초점을 맞췄다. 골프공 표면의 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 감소로 집중력을 강화시켜주며, 선명한 컬러로 인해 시인성이 뛰어나 볼 위치 파악에도 훨씬 수월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문경안 회장은 “작년에 3백만불에 이어 올해 1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을 하게 됐다”며 “내년에는 3천만불이 목표”라고 자신 있게 청사진을 그렸다. 문 회장의 확신에는 이유가 있다. 볼빅은 이미 수출 17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하반기 주문량이 더 늘어 내년까지 3000만 달러 수출이 가능하다는게 그의 계산이다.
1980년에 설립된 볼빅은 매출 성과가 뛰어난 기업이 아니었다. 볼빅이 골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문경안 회장이 볼빅을 인수한 2009년부터다. 이후 8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으로 성장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2년 본격적으로 해외수출을 시작해 현재 북미·유럽·아시아를 포함해 80개국에 수출 중이고, 규모는 연간 2000만 달러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주문량이 폭주해 쉴 틈 없이 공장을 돌려도 골프공이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문 회장은 “우리나라 골프선수들은 세계적인데, 골프산업은 바닥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자체 상표로 투어용 골프공을 만들어 수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우리 선수들의 수준에 맞는 골프공을 만들어 산업으로도 그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골프공 산업에서는 일본·미국·유럽의 제품들이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볼빅의 등장과 함께 시장 변화가 일어났다. 문 회장은 볼빅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이유를 ‘선수들 덕’으로 돌렸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한국 사람은 골프를 잘 친다’는 선입견을 만들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상표도 후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잘 하면서 산업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기쁜 일이다.”
하지만 볼빅의 성장은 문 회장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공격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볼빅은 다양한 ‘컬러’ 생산에 그치지 않고 유광 컬러볼의 고정관념마저 깬 무광 컬러볼 ‘비비드’를 시장에 내놓아 최고의 성과를 냈고, 글로벌 대기업들이 후원하는 LPGA 투어 정규대회를 미국에서 2년째 열어 적극적인 기업홍보에 성공했다.
문 회장의 꿈은 볼빅을 세계적인 한국 선수들의 실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토털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문 회장은 “볼빅의 성공 요인은 기존의 것에서 탈피해 새로운 것을 추구한 틈새시장의 공략이었다. 앞으로도 신소재 개발을 꾸준히 연구한다면 세계 1위 시장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이제는 우리의 기술력과 컬러볼을 거꾸로 따라오고 있는 시대”라고 역설했다.
한편 ‘무역의 날’ 시상식은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의 획기적인 증대에 기여한 기업을 선정해 수출의 탑을 수여하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