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 획기적으로 높인 원천 기술 확보

2017-11-27 11:00

물리·화학적 안정도가 높아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에서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 볼'.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충전용량은 45% 높이고, 충전속도를 5배 이상 빠르게 할 수 있는 소재 ‘그래핀 볼’을 적용한 배터리의 개발에 성공(손인혁∙두석광 연구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삼성SDI와 서울대학교 화공생물공학부 최장욱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그래핀 볼은 흑연에서 벗겨낸 얇은 탄소 원자막으로 물리·화학적 안정도가 높아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에서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는 14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어 급속 충전용으로 이상적인 소재로 꼽힌다.

고속충전 기술을 사용해 완전충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배터리의 경우, 그래핀 볼을 적용하면 충전 시간이 12분까지 줄어든다. 또한 전기차용 배터리가 요구하는 온도 기준인 60℃까지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성과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에 ‘그래핀 볼을 이용한 고속충전 및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구현’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강도와 전도도가 높은 그래핀을 배터리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다가, 저렴한 실리카(SiO2)를 이용해 그래핀을 마치 팝콘 같은 3차원 입체 형태로 대량 합성하는 매커니즘을 규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그래핀 볼’을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보호막과 음극 소재로 활용한 결과 충전용량이 늘어나고, 충전시간은 줄어들었다”며 “더불어 고온 안전성까지 확보하게 돼 모든 부분해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손인혁 전문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다기능 고결정 그래핀 복합 소재를 값싸게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리튬이온전지의 여러 특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모바일 기기와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맞춰 2차전지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최근 그래핀 볼 관련 기술에 대해 미국과 한국에 두 개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