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미얀마서 '국위선양' 구슬땀...현지인 "슈퍼스타"

2017-11-26 17:10

미얀마 포스코강판에 속한 현지 직원들이 조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은 '마지막 기회의 땅' 등으로 불리는 미얀마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1997년 11월 이 곳에 법인을 설립했고, 현재는 포스코대우, 포스코강판, 포스코건설 등 주요 계열사 8곳을 진출시켰다.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가스전, 호텔, 정수처리, 아연도금 지붕재 및 컬러강판 생산, 광산 탐사, 곡물 가공 등에 이른다. 자원개발 등 각종 투자 사업부터 본원인 철강 생산·판매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광고 마케팅을 통해 미얀마인 사이에선 '슈퍼스타'로 잘 알려져 있다. 미얀마 정부가 집계한 통계는 없지만, 기업 규모로도 현지에서 가장 크다. 외국 기업 가운데선 납세 1위다.

아시아 최빈국인 미얀마 경제를 떠받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서 국위 선양에 이바지하고 있는 셈이다.

◆미얀마 포스코, 현지 마케팅 '적중'...인지도 향상
포스코는 어느 국가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미얀마를 20년 전에 주목했다. 금과 루비,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얀마는 2016년 기준 1인당 GDP가 1269달러에 불과하지만, 잠재성장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제서야 속속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다.

미얀마포스코는 이 곳에서 생산한 양철지붕을 TV 광고하는 창의적 발상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고금만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미얀마인 대부분이 양철 지붕을 얹은 집에서 산다"며 "포스코 제품의 경우에는 내구성이 좋은 데다,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포스코'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기업들의 경우에는 경영난,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철수했지만, 자사는 정면돌파했다"며 "이 곳에서 경쟁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얀마 포스코의 매출액은 2008년 1424만 달러에서 2010년 2087만 달러로 급상승했고, 이듬해에는 2773만 달러로 현지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쉐 가스전 프로젝트'...자원경쟁 승리 발판   
포스코대우는 2000년도에 미얀마 가스전 탐사권을 얻어 가스 개발을 시작했다. 2004년 '쉐'를 시작으로, 2005년 '쉐퓨', 2006년 '미야' 가스전을 차례로 발견했다.

이 곳에서는 연간 1700억㎥ 규모의 천연가스가 생산되고, 전량 중국 국영 석유공사에 판매된다. 고정수익은 매년 2000~3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성과는 포스코대우가 독자적인 탐사기법을 적용했기에 가능했다.

최종빈 미얀마 포스코대우 상무는 "기존 석유회사들은 미얀마 서부해상지역의 가스전 개발에 모두 실패했다"며 "하지만 자사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들 회사가 탐사대상으로 삼은 지역에 새 탐사기술을 도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 상무는 "포스코대우는 미얀마 자원사업 개발의 생산·운영 등을 총괄하는 운영자로서 탐사기술은 물론, 개발, 판매, 운영 등 모든 과정에서 경험을 축적했다"며 "어느 순간 가스 생산량이 줄어들면 다른 광구를 개발하는 식으로 자원 생산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고급 호텔 설립...미얀마 진출 '정점' 
미얀마에서 포스코의 위상은 '롯데호텔 양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건물은 상업 중심지인 양곤의 노른자위 땅에 위치해 있다. 높이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 겸 불교 성지인 '쉐(황금)다곤 파고다(사원)'보다 고작 30cm 낮다.

포스코대우는 롯데호텔 양곤의 입찰·개발·운영 등 모든 과정을 총괄했고, 시행은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불교가 중심인 미얀마 정부가 외국인에 이같은 허가를 내준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포스코그룹이 수십년 전부터 미얀마에서 사업을 벌여 왔고, 정부 관계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원우진 미얀마 포스코법인 총괄 전무는 "'롯데호텔 양곤'이 위치한 지역은 미국 대사관과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자택이 근저에 있는 곳으로, 현재는 그린존으로 설정돼 고도 및 추가개발이 제한됐다"며 "포스코대우만 해도 미얀마 진출 이후 49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투자를 지속했고, 특히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 왔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전무는 "미얀마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미얀마의 발전을 돕고, 새 성장동력 발굴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